애니MAN #03 『 Free!』(2013) 수면을 가르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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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수영, 우정, 인연, 상반신.” 2013년 4월, 일본에서 열린 <Free!>의 제작발표회에서 우츠미 히로코 감독이 밝힌 작품의 테마다. 초등학생 때 다닌 수영클럽에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니 수영, 우정, 인연은 자연스럽게 품고 갈 터이다. 그런데 잠깐만, 상반신이라니. 이어지는 감독의 코멘트에서는 결의마저 느껴진다. “우정과 인연은 비교적 흔하다고 생각하지만, 수영과 상반신은 <Free!>뿐, <Free!>뿐입니다!감독님, 사랑합니다.

가장 처음 <Free!>가 소개된 것은 교토애니메이션의 홍보영상이었다. 정확하게는 <교토애니메이션CM-수영편>이라는 건조한 제목을 가진 30초 분량의 홍보영상이었다. 타이틀도, 정보도, 심지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수영을 테마로 상반신을 시원하게 드러낸 청년들의 역동적인 동작은 30초 만에 시청자의 마음을 끄는 데에는 충분했다. 영상 공개 이틀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한 달 뒤 교토애니메이션에서 제작을 공개한 작품이 <Free!>다.

오지 코지의 라이트 노벨 <하이☆스피드!>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Free!>는 수영부 멤버들의 우정과 인연, 청춘을 시원한 물살과 함께 그려낸다. 어린 시절 같은 수영클럽에 다녔던 나나세 하루카, 타치바나 마코토, 마츠오카 린, 하즈키 나기사가 고등학생이 되어 재회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스트레일리아로 수영 유학을 다녀온 린과 경영(競泳)을 그만둔 하루카가 벌인 시합을 계기로 하루카, 마코토, 나기사는 이와토비 고등학교에 수영부를 만들고, 사메즈카 학원에 다니는 린과의 재회를 꿈꾼다. 높이뛰기 선수였던 류가자키 레이를 마지막으로 대회에 출전할 멤버가 모두 모이면서 이와토비 수영부는 현 대회 출전을 위한 발돋움을 시작한다.

 

 

프리!_린 하루카

 

 

하루카와 린의 관계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이정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치를 보여줄게.”라며 살갑게 하루카를 이끌던 린이 하루카와의 승부에만 집착하는 냉정한 인물로 변하게 된 이유, 중학교 1학년 겨울 이후 하루카가 갑자기 경영을 그만둔 이유는 <Free!> 전체를 꿰뚫는 흐름이다. ‘승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확연한 온도차는 여태껏 ‘노력을 통한 승리’에서 감동을 얻는 여느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필연적으로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을 나누는 것이 승부다. 하지만 승부는 완벽한 기쁨을 느끼는 승자와 처절한 패배의 쓴맛을 느끼는 패자만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상대방을 상처 입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수영을 하는 이유를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방황이 그들의 마음에 함께 일렁인다. <Free!>는 엇갈리는 두 사람의 감정을 묘사하며 수영과 경쟁, 그리고 동료를 어떻게 바라봐야할 지를 이야기한다.

물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또 다른 요소이기도 하다. 작품을 기획하는 시점부터 제작진이 신경 쓴 부분으로, 이펙트 작화감독 즉 물 효과전문가를 따로 배정하여 물 표현에 심혈을 기울였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푸른빛 물은 7월 찜통더위에 녹초가 된 시청자를 약 올리는 듯 보일 정도였다. 타는 태양빛에 반짝이는 수면과 손끝을 타고 흐르는 하얀 물보라, 스타팅 블록을 향해 튀어 오르는 물방울은 투명한 청춘의 색을 투영한 듯 아름답다.

교토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애니메이션 관광산업 정책으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러키☆스타> <타마코 마켓> 등의 작품을 통해 실제 장소를 작품의 배경으로 사용해 온 교토애니메이션은 돗토리 현 이와미쵸를 <Free!>의 무대로 가져왔다. 마코토가 하루카를 데리러 가기위해 오르던 계단, 린의 여동생 코우와 대화를 나누던 공원 전망대, 꿈속에서 린의 아버지가 뛰어가던 터널 등 마을 경치를 그대로 녹여내 실제 마을을 거니는 이와토비 수영부를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다.

 

 

프리!_초등학생

 

 

배영, 평영, 접영을 거쳐 자유형으로 이어지는 메들리 릴레이는 기록과 승패를 넘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치’를 네 사람에게 선사한다. 수영으로 상처 입고, 상처 주고, 외면하고, 도망쳤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물속에서 목격한 것은 흩어져 있던 것을 하나로 엮는 자유였다. 비릿한 땀 냄새 대신 풍기는 옅은 염소 냄새가 동료와 함께 헤엄치는 즐거움에 실려 날린다. “For the Team.” 단 하나를 위한 헤엄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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