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촉구 #01. 미소녀 코믹 액션 음란 4컷 만화! 『미소녀 인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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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곧내! ……물론 이 세 글자로 리뷰를 끝낼 순 없겠으나, 사실 키타무라 유지의 『미소녀 인파라』는 딱 저 제목 그대로인 만화다. 안경을 쓴 여고생 미소녀(토모타니 아오이)가 주인공이란 점, 그녀와 담임선생님(하즈마 켄지)의 로맨스가 주요 내용이라는 점만 봐도 그렇다. 물론 독자가 아청법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뭐 그런 심각한 묘사는 없다. 그럼에도, 만일 국내 정식 발간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정서상 전체관람 등급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바로 ‘미소녀’, ‘학원’, ‘코믹’ 코드에 더해진 ‘액션’과 ‘음란’ 코드 때문이다. 먼저 ‘액션’에 대해. 당연히 『북두의 권』이나 『격투맨 바키』와 같은 ‘신체 파괴’ 격투 신 따위는 전혀 없다. 하지만 주인공 토모타니 아오이는 평범한 고등학생 레벨에서 보자면 켄시로나 바키 수준으로 강하게 그려진다. 남자 고등학생 다섯 명 정도는 순식간에 피떡(?)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 『미소녀 인파라』는 기본적으로 바로 이런 설정―여주의 비정상적인 격투 능력―을 통해 많은 개그 에피소드를 생산한다. 예를 들면 토모타니는 남학생 여럿과 싸우는 도중 문득 담임선생님에 대한 몽상에 빠진다. 다음 장면에서, 그녀는 손에 묻어 있는 남학생들의 피로 벽에다 하즈마(선생님)의 이름을 거듭 적으며 얼굴을 붉힌다.

 

『미소녀 인파라』, 키타무라 유지 저쪽에서 먼저 시비를 걸어와 가볍게 저항했다고 그녀는 항변(?)중이다.

『미소녀 인파라』, 키타무라 유지
저쪽에서 먼저 시비를 걸어와 가볍게(?) 저항했다고 그녀는 항변중이다.

 

사실, 이 만화의 ‘액션’은 보통 싸움(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오이의 일방적 학살……)이 끝난 뒤의 참상을 보여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음란’ 코드의 대사들은 꽤나 센 편이다. 이 음란 코드의 중심은 이세야 히바나라는 학생이다. 이세야는 토모타니 아오아-하즈마 켄지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또 다른 여학생인데, 그녀의 유일한 소망은 무려 하즈마 선생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다. 다른 뜻이 아닌, 바로 여러분이 지금 상상하고 있는 바로 그런 노예 말이다. 거의 모든 초반 에피소드의 중심엔 극강(極强)의 아오이, 우유부단 하즈마 선생과 함께 마조키스트 이세야가 있다! 백설처럼 순진한 15세 이하의 학생들이라면 공감도 이해도 못할 어마-무시한 대사를 쏟아내는 그녀가.

 

미소녀 인파라 2 수정

『미소녀 인파라』- 키타무라 유지
부끄러운 표정이지만 감정 표현은 과격하다…

 

『미소녀 인파라』는 일본에서 이미 총 3권으로 완결되고 속편이 출간되고 있다. 그림체는 대중적1)이며 코믹만화 설정에도 적합한 수준이다. 이제는 4컷 만화의 모범이자 전설이 되어버린 『아즈망가대왕』에 비해 인물과 배경 묘사에 펜 선이 더 많은 들어가는 편. 대사도 꽤 많아서 4컷 만화치고는 그림이 좀 빽빽한 느낌이다. 위키피디아의 인물설명과 일어판을 완독한 독자들의 코멘트를 참조해 볼 때, 1권 이후 만화는 시트콤 형식에서 벗어나 확연한 중심 줄거리를 안고 가는 듯하다. 덧붙이자면, 필자가 주워들은 바로는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가 이어진다.

자, 그럼 이 만화가 국내에 정발되면 과연 잘 팔릴 것인가? 당연히 『아즈망가대왕』의 판매량 정도는 아니겠지. 확실히 이 만화에 여성 독자를 공략할 만한 요소는 적다. 하지만 남자라면 ‘미소녀’, ‘학원’, ‘코믹’, ‘로맨스’, ‘액션’, ‘음란’이라는 키워드 중에 적어도 세 개엔 걸려 넘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아, ‘모에’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화끈하면 ‘모에’ 없이도 괜찮다.

 

 

1) 대중적이지 않은 그림체가 대체 뭐냐고? 『엔젤 전설』처럼 얇은 펜 선에 작화 자체가 독특한 경우, 『명탐정 코난』처럼 진지 먹는 내용에 비해 인물의 눈망울이 너무 맑은 경우 등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취향 가르기의 끝판왕으로 쉬운 예가 한국만화 『프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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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시 쓰고 개 키우고 연애합니다. 공부도 가끔. 밤 10시 장안동삼거리 Zoo Coffee에 앉아 있는 남자 중에 제일 추리한(?) 중년이 바로 접니다. 시집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많이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