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노벨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 #07 한국 라이트 노벨의 광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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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의 세계에 어서 오세요]

#6 라이트 노벨과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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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 라노벨 광고의 새 시대가 열리다

1997년 판타지문고 창간과 함께 시작된 국내 라이트 노벨(이하 라노벨) 출판 역사에서, 2007년은 무척 의미 있는 해다. 한국 라노벨 브랜드 시드노벨이 창간됐고, 정식으로 한국 작가가 쓴 한국 라이트 노벨이 출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4년 현재 일본 외 자국에서 자국 작가가 쓴 라노벨을 출간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뿐이다.)

 

한국 라노벨 브랜드 출범은 국내 라노벨 출판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마케팅 방식이다.
2007년 이전까지 국내 라노벨 마케팅은 서점을 통해 신간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2004년 대원에서 ‘대여점을 위한 새로운 판형’인 NT디럭스판을 출간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이는 차후 다른 칼럼에서 다룰 예정이다) 당시 국내에서 일본 라노벨을 번역 출간하는 출판사(대원, 학산)는 모두 만화 출판사였기 때문에 판매유통 루트도 만화책과 동일했다.

 

당연히 광고를 만드는 것에도 ‘족쇄’가 있었다. 일본 출판사들은 대부분 해외 출간작에도 깊게 관여해 자사 콘텐츠 사용에 대한 컨펌이 까다로운 편이다. 컨펌 확인 기간도 느릴 때가 많다. 때문에 원작의 일러스트 중 일부를 광고에 사용하고 싶어도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에 비해 한국 라노벨은 까다로운 컨펌 과정 없이 출판사가 즉각 광고를 기획․제작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 라노벨 시대가 열리는 데 대한 의욕과 기대가 더해져 대대적으로 새로운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라노벨, 온라인을 지배하다

한국 라노벨 브랜드 시드노벨은 출범 후 온라인 시장을 주목하고, 기존의 오프라인 마케팅 방식과 더불어 온라인 마케팅에도 힘을 기울였다.

 

공모전, 커뮤니티 등 기능을 더한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네이버 블로그부터 당시 ‘덕후루스’라고 불리며 서브컬쳐 계통에서 팬덤 집중도가 높았던 이글루스까지 여러 포털사이트에 지부 형태의 블로그를 개설했다. 또한 ‘독자들이 자신의 커뮤니티에 퍼가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광고’라는 콘셉트에 집중해 온라인 특유의 ‘펌’ 문화가 십분 발휘될 수 있게끔 했다.

 

이외에도 한국 라노벨계는 독자의 시선을 잡기 위해 다양하고 기발한 광고들을 지속적으로 기획해왔다. ‘과연 이것이 어떤 작품일까?’하고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티저, 마치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것처럼 캐릭터․스토리․세계관을 쭉 읽어내리게끔 연출한 이미지1), 음악과 함께 독자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화려한 영상2), 작품의 초반부와 프리퀄 등을 소재로 한 특별 웹툰3), 간단한 플래시 게임4), 작품 캐릭터끼리 혹은 작가와 화가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담, 웹라디오, 심지어 만우절까지 온라인이 소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광고로 활용해온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라노벨 광고는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초기 한국 라노벨 흥행과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후 다른 한국 라노벨 브랜드뿐만 아니라 일본 라노벨 번역 브랜드까지 유사한 온라인 마케팅 방식을 차용하면서 현재는 라노벨 온라인 마케팅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독자에게 다가가는 오프라인 마케팅

온라인 광고들이 큰 인기를 얻자 오프라인 광고계에서도 새로운 기획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 라노벨은 이미 하고 있는 마케팅 방식이지만, 책에 수량한정 책갈피나 멀티클리너, 카드 등 특별부록을 끼워 주거나 아예 드라마CD, 단편만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종이피규어(페이퍼 크래프트) 등을 붙여 한정판매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이는 이제 책을 통해 아이템을 얻는 등 게임과 연계하는 방식으로까지 발전되고 있다. 시드노벨의 『확산성 밀리언 아서』 콜라보레이션, 노블엔진의 『언리쉬드』 콜라보레이션 등이 그것이다.

 

 

나와 호랑이님 종이 피규어 공지

드라마CD

(위) 『나와 호랑이님』 종이 피규어. (아래) 『나와 호랑이님』 드라마 CD.

『확산성 밀리언 아서』 콜라보레이션 카드.

『확산성 밀리언 아서』 콜라보레이션 카드.

 

 

 

이외에도 한국 라노벨 업계는 라이트 노벨 페스티벌, 일본 작가 초청 사인회 등 독자들과 라이트 노벨 브랜드가 보다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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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시드노벨 브랜드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열린 라이트 노벨 페스티벌.

2012년, 시드노벨 브랜드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열린 라이트 노벨 페스티벌 포스터와 현장 사진.

 

한국 라노벨 마케팅은 계속해서 새롭고 기발한 형식을 찾으며 발전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가 라노벨 홍보에 가장 좋은 미디어믹스인 만화․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애 써온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리 새로운 광고라 하더라도 동일한 방식을 반복해서 접하면 흥미도가 떨어지므로, 라노벨 제작자들은 광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 라노벨 광고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선보여질 참신한 광고들은 라이트 노벨을 즐기는 독자들의 흥미를 한층 더 돋울 것이다.

 

 


1)
시드노벨의 『유령왕』(2007) 광고유령왕 광고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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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드노벨의 『제로 퍼펙트 디멘션』(2009) 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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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노벨의 『해한가』(2008) 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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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노벨의 『G.G.G.』(2008) 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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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노벨의 『나와 호랑이님』(2014) P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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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버정우기』, 본격 현직 라이트노벨 작가 신작 기획하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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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몸을 쓰러트릴 용사 구함』 용사메이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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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1979년생. 항상 '재미난 것을 한다'라는 말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이것저것 일을 벌이길 좋아하는 워커홀릭. 대학입학과 함께 판타지 소설로 데뷔한 이후 소설 집필 외 만화 원작과 게임 기획&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 라이트 노벨 문고 시드노벨 편집부에서 기획팀장으로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