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MAN #08 마인드 게임マインド・ゲーム(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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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게임』(2004), 유아사 마사아키,  104분, 일본

 

찌질한 남자가 있다. 중학교 시절, 9살 때부터 좋아한 여자에게 고백했지만 2년간 손 한번 못 잡고 헤어지고 만 옛 여자친구를 못 잊는‘니시’는 어느 날 극적으로 그녀,‘미요’와 재회한다. 부질없는 행복도 잠시, 그녀의 남자친구가 등장하고 갑자기 들이닥친 사채꾼은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들며 미요를 강간 직전까지 몰고 간다. 도와달라는 미요의 애원도 못 들은 척, 니시는 공포 속에 머리를 가랑이 사이에 쳐 박고 몸을 똘똘 말아 더는 숨을 곳도 없는 곳까지 숨는다. 치욕스러운 절체절명의 그 순간, 감독은 니시의 똥구멍에 방아쇠를 당긴다. 탕.

니시는 그렇게 허망하게 20살의 삶을 마감한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에 휘말려 무엇 하나 선택조차 못 해보고 개죽음 당한다.‘설마’하는 관객들과 니시를 위해 신은 친절하게도 니시의 라스트 씬을 리얼하게 재현한다. 분노 게이지의 상승, 치욕스러운 교합, 정확한 카운트다운. 잔인하다 싶을 정도로 세밀하게, 마치 게임을 하는 것 마냥 모든 각도에서 3D 렌더링으로 니시의 마지막을 증명한다. 처절하게 조롱한다. 코딱지와 벌레에 비유하며. 그리고는 니시에게 조용히 소멸할 것을 명한다.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인드 게임 Mind Game (2004)』은 이렇게 시작된다. 설마를 연발하는 관객을 쓱 한번 뒤돌아보고는 마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는 식으로 미친 듯이 달려 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니시가, 다음에는 미요 자매가, 그리고 마침내 관객 모두가 질주한다. 『마인드 게임』은 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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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도, 감독도, 그림도즐기기로작정하다.’

이야기의 4분의 1 지점, 니시가 신의 명을 거역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돌아온 니시는 모든 순간을 선택해 나가기 시작한다. 더는 선택지가 없는 순간에는 선택지 밖으로 넘어가고, 도망에 도망을 거듭해 결국 고래의 뱃속까지 도달하게 된다. 더는 쫓아올 수 없는, 밖의 세계와 단절된, 막다른 곳에서 새로운 판타지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포인트는 고래 뱃속에서 니시 일당도 감독 군단도 모두 즐기기로 작정한다는 점이다. 절망을 딛고 놀기로 결심한 일당은 끝없는 유희의 세계로 내달린다. 파티 타임~! 각자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고, 표현하고, 몰입한다. 그 관능적인 표현과 한없는 자유로움이 환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미요의 언니인 ‘양’이 예술적 기질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기이한 환유에 휩싸이는 기분이 든다. 유희의 절정은 ‘사랑의 유희’. 사랑에 눈 뜨는 것부터 몸의 부분 부분이 깨어나고 날아가는 느낌, 흔들리는 배 위의 슬라이딩 섹스까지. 유희 끝에 푸른 하늘이 펼쳐지는 것은 실로 아트다.

유희에 맞춰 그림체도 혁명적으로 변신한다. 이야기 초반에 난데없이 부분부분 ‘실사’를 사용하고 천상을 묘사할 때는 3D로 훅 들어오기도 했지만 고래 뱃속에서의 그림 변화는 차원이 다르다. 수채화-유화-팝아트 변주곡을 정신없이 몰아친다. 표정과 움직임을 극대화하며 감정과 열정을 해방시키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점점 선과 색이 선명해지다가 어느 단계에서는 뭉개지고 섞이는 단계까지 이른다. 한없이 즐겁고 자유롭다(나중에 확인해보니 작품 초반 실사의 주인공은 성우들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성우의 활약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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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시간이 흐르고 니시 일당은 간절히 원하기 시작한다. 고래 뱃속에서 나가고 싶다고, 나가서 밖의 사람들을 만나 살아가고 싶다고. 작품은 러닝타임의 마지막 4분의 1을 오로지 탈출에 바친다.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박력을 자랑하는 대목이다.

고래의 아가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친 질주가 시작된다. 준비한 보트는 부서지고 일당은 달리기 시작한다. 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며 물고기나 소품을 발로 딛고 달려 나간다. 넘어지면 동료의 손이나 잊고 있었던 작은 기억에 의지해 다시 몸을 일으킨다. 고래가 만들어낸 바다의 절벽을 수직으로 달려 올라간다. 말도 안 되는 장애물이 덮쳐 와도 모두 통과해낸다. 마지막의 마지막, 이제는 인간의 극한을 얼마나 더 밀고 나가느냐의 생존 싸움. 진화하지 못하면 죽는다.

질주하게하는힘. 그것이절망이든희망이든그시발점은중요하지않다. 중요한건결단이고무엇보다도핸들을자신의두손으로쥐는것으로시작된다. 이방향에길이없다면저리로확꺾는거다. 가만히앉아절망할시간이없다. 20대는질주만하기에도너무나짧으니까.

 

어차피여기서죽을바에야우리한번해보지않을래? 우리의힘으로여길탈출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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