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VS 만화 시즌 3] #01. 지속가능한 즐거움, 만화가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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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외전 별신의 밤 특성화 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재밌게 한다는 건 아마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 다음으로 어려울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힘들어지니까. 박소희 작가에게 만화란 늘 좋아하는 일이었고 재밌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만화가로서 보낸 그간의 세월이 마냥 꽃밭처럼 아름다웠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만화가가 된다면 꼭 하고 싶었던 얘기인 『궁』을 그려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이렇게 푹 빠질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몰두했다. 『궁 외전: 별신의 밤』으로 찾아온 박소희를 만나 그녀가 가진 지속가능한 즐거움에 대해 물었다.

 


– 네이버에서 안동을 배경으로 한 『궁 외전: 별신의 밤』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복귀인데 『궁』 이야기라 더 반갑다.

= 『살롱 H』 끝내고도 계속 바빴다. 그래서 한 1년쯤 쉬다가 2015년부터 일하는 게 목표였는데, 2014년이 채 가기도 전에 안동으로 배경으로 한 『궁 외전: 별신의 밤』을 그리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하려고 했던 일인데, 5개월 간 여러 준비를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던 것 같다. 컬러 만화로 『궁』을 해보고 싶었고 원래 『궁』에 지방으로 주인공들이 내려가는 에피소드가 있긴 했었는데 당시에 이야기 흐름 때문에 못 그렸었다. 그래서 여차저차 『궁 외전: 별신의 밤』을 시작하게 됐다. 차기작 준비도 계속하고 있었던 중이라 지금은 더 정신이 없다.

– 블로그에서 차기작에 대한 소식을 종종 봤다. 주인공이라는 ‘미단이’ 일러스트도 공개했었는데 갑자기 소식이 뜸해져서 매우 궁금했었다.

= 차기작은 아무래도 천을 다루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전주에 있다는 공방에도 가보고, 한복 천 파는데도 가봤다. 공부해야 될 게 많더라. 또 ‘저주’에 관련된 내용이 있어서 그런 쪽 책을 읽다보니 이제 ‘소환’쯤은 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웃음) 근데 참 재미있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책임진다는 점이 오히려 즐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 3번째 ‘만화 대 만화’를 원수연 작가와 함께 하게 되었다. 같은 만화가이자 선배로서, 원수연 작가를 어떻게 생각해왔나.

= 고등학교 때 원수연 선생님 만화를 많이 봤다. 선생님은 당시 나에게 스타였다. 『풀 하우스』가 유명했기도 했지만, 그 전에 했던 『엘리오와 이베트』를 참 재밌게 봤다. 『아름다운 사냥』같은 작품은 의상을 너무 세련되게 잘 그려서 놀랐다. 확실히 만화는 읽는다고 하기보단 보는 건데, 그런 면에서 선생님 만화는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그림이 너무 훌륭해서 따로 연습하시는 건가 궁금했었는데 언젠가 본 원수연 선생님 다큐멘터리에 데뷔 후에도 엄청나게 그림 연습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사실 데뷔하고 나면 따로 연습시간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담스러운데 놀랐다. 나는 한국 작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원수연 선생님은 나에게 영향을 끼친 작가 중 한 명이시고 또 존경한다.

 

박소희 작가 캐릭터

박소희 작가가 전하는 인사!

 

– 『만화 대 만화』 범주 안에서 원수연과 박소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이유는, 두 분 작품에서 보이는 ‘패션’에 대한 다양한 시도 때문이다.

= 내가 옷을 잘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옷을 그리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자 옷 그리는 건 재밌는데 남자 옷은 잘 모르겠다. (웃음) 아직도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 옷에 대한 자료는 보통 어디서 얻었나. 특히 한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 패션지를 보거나 드레스 같은 건 프레타포르테 잡지를 따로 모으면서 봤다. 쇼핑몰 사진도 포즈가 굉장히 다양해서 도움이 많이 된다. 한복의 경우엔 조금 다르다. 한복을 사실 모양 자체가 많지 않아서 패턴으로 승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한국 민화나 문양집을 많이 봤다. 퓨전한복의 경우엔 워낙 옛날부터 좋아해서 한복 패션쇼를 봤던 게 도움이 됐다.

– 새로운 형태나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예쁜 한복과 장신구를 구경하는 것이 『궁』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다.

= 항상 한복을 보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학생들이나 젊은 여자들이 한복을 쉽게 입거나 접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너무 드레스풍이거나 혹은 어르신들이 입는 개량한복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도 예쁘게 입을 수 있도록 한복을 몸에 피트 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처음 보는 형식의 한복이라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 『궁』을 보고 있으면 한복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래서 혹시 디자인과 관련 된 무언가를 배웠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했다고 들었다.

= 사실 만화가가 꿈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때 김해에서 살았는데 지방에 살다보면 만화가라는 건 먼 존재처럼 느껴진다. 그때만 해도 만화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만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용품 파는데도 없었다. 만화를 보는 것 이외에는 만화가를 꿈꿀 수 있는 가까운 길이 안 보였다. 그런데 고3때 진로를 정해야 하는데 만화과가 있는 학교가 공주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만화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 같다.

 

궁 외전 별신의 밤 한복 1

매주 목요일 네이버에서 연재되는 『궁 외전: 별신의 밤』. 『궁』과는 다르게 아름답게 채색 된 채경이의 한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 잡지 『나인』에서 데뷔작인 단편 『영혼결혼식』을 선보이고 『우물』 『멍』 등의 단편들도 발표했다. 이후 단행본으로 나온 『리얼 퍼플』까지 살펴보면, 다소 어두운 소재에 인물의 내면을 진득하게 바라보는 서정적인 작품들이다. 『궁』은 그보다 가볍고 유쾌하게 개그감을 살려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갑자기 방향을 바꾼 이유가 있었나.

= 방향을 선회 했다기보다는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성향 중 하나를 보여준 것 같다. 어두운 면이 있다면 밝은 면도 있으니까. 워낙 개그물을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까지의 습작을 보면 『궁』에 가깝다. 어두운 걸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는 생각 못했다. 가능성을 알게 된 건 『나인』에서 데뷔하고 나서다. 사실 『윙크』 공모전에 작품을 내려고 했는데 『윙크』 공모전 마감이 끝났었다. (웃음) 그래서 일단 붙고 보자는 생각에 『나인』의 공모전에 투고를 했고 당선이 됐다. 아무래도 잡지마다 색이 있다 보니까 『나인』에서 원할만한 분위기의 작품을 들고 갔는데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은 처음해보는 거라 내 안에도 이런 걸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구나 싶었다. 아마 『나인』에 당선이 안 됐으면 『우물』, 『멍』, 『리얼 퍼플』 같은 작품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않나 싶다. 그렇게 어두운 작품을 하고 나니까 다음은 반드시 밝은 작품을 하고 싶더라. 그래서 『궁』이 나왔던 것 같다.

– 다음 작품은 그럼 조금 어두운 작품으로 생각해도 될까.

= 지금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은 아마 딱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다. 『궁』은 주인공이 다 고등학생이다 보니까 고등학생이 나와서 내레이션하고 이런 게 좀 낯간지러웠다. 새 작품은 주인공이 성인이고 『궁』과 『리얼퍼플』의 중간쯤인, 무게감이 적당한 작품일 것 같다. 양극단을 달려봤으니까 정리도 해보고 싶고. (웃음)

– 『궁』은 소재부터 설정까지 매우 독특해서 단번에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 원체 왕실 스토리나 이런데 관심이 많긴 했는데 가장 가까운 입헌군주국가인 일본의 마사코 왕세자비 이야기를 어렸을 때 참 재밌게 읽었다. 후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땡땡이를 치고 김수로 왕릉에 가서 그네를 타고 놀았는데 쭉 둘러보니까 안에 빈 종각이 몇 개 있더라. 그래서 문을 열어보니까 다 잠겨있어서 아쉬웠다. 예쁜 공간에 아직도 사람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이 확장 되서 『궁』까지 미친 것 같다. 7권 분량으로 고등학교 때 『궁』을 그려서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보여줬는데 재미있다고 했다. (웃음) 그때는 채경이의 남자친구가 궁에 변호사로 들어가서 왕실 변호사가 되고 삼각관계가 되는 스토리였다.

– 그런 스토리도 재미있었겠다. 그때부터 자료 조사나 준비에 꽤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었을 것 같다.

= 고등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그 시절에 가장 열심히 자료조사를 했던 것 같다. 조선왕조실록을 종류별로 읽고 왕비열전도 읽고, 왕실에 관련된 거는 거의 다 읽었다. 중전도 부르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그런 것조차 다 꼼꼼히 적었다. 어쩌다가 왕실언어체계를 설명한 책을 알게 됐는데 절판 된 거다. 그래서 출판사에까지 전화를 해서 구했다. 그게 내가 산 최초의 자료집이다. 이건 지금도 보물 같은 책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 궁중풍속에 대해 전체적으로 잘 설명한 책이기 때문에 아직도 소중하다. 그렇게 스스로 모은 것도 있지만 선배 만화가가 도와주신 적도 있다. 처음에 궁을 시작할 때 돈이 없어서 어시스턴트도 없이 오로지 혼자 작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궁이라고 들어왔는데 배경엔 기와 끝만 나와 있었다. 이빈 선생님이 후배 작가가 어시도 없이 배경도 혼자 그려가며 하는 게 안타까우셨는지 편집부를 통해 자신이 모은 경복궁이나 이런 데 관련된 책을 보내오셨다. 아직도 너무 감사하다.

 

궁 외전 별신의 밤 한복 3

다양한 변주를 거친 디자인과 화려한 문양과 장신구로 이목을 끌었던 채경이의 한복.

 

– 『궁』은 입헌군주제가 아직 유효한 대한민국이란 설정아래 갑자기 왕세자비가 된 고등학생 채경과 세자 신, 그의 사촌 율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얽혀 들어간다. 이야기가 꽤나 긴만큼 작품 안에 사랑도 있고, 신분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낯선 세계에 적응한다는 것의 애환 등 여러 가지 결이 있다. 작품이 마무리 된 지금,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두 털어 넣었다고 생각하는가.

= 보통 작품이 끝날 때 백퍼센트 완벽하게 내가 하고 싶은 얘길 다 했다는 작품은 거의 없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는 부분도 있고 조금 더 파고들었으면 재미있겠다 하는 부분도 있다. 근데 이건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 그때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니까 한 것이다. 작품적으로 만족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 20대를 같이 한 작품이라 당시에는 나름의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때 당시의 최선의 선택이랄까.

– 『궁』은 진행방식이 참 색다른 작품이다. 굉장히 진지한 상황인데 사정없이 ‘개그’가 튀어나와 콩트가 시작되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태연하게 돌아간다. 무언가를 위해 연출의 방식을 이렇게 택한 것인지 아니면 주체할 수 없는 개그감 때문인지 궁금했다.

= 어떤 테크닉을 계산해서 이 부분에 이걸 넣어야지 했던 건 아니다. 내가 재밌어 하는 방식대로 해왔다. 물론 이런 걸 싫어하는 분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그때에는 캐릭터 자체가 진지해지는 걸 못 견뎠다. 그래서 둘이 만약 키스를 한다고 하면 내가 막 오그라들어서 짜증이 나는 거다. (웃음) 그래서 공내시를 소환해서 분위기를 괜히 깨기도 하고 그랬다.

– 반응이 서서히 좋아지면서 최고의 인기에 닿기까지 여러 일들이 많았다. 『궁』이 드라마화 되면서 정말 더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 만화를 하면서 기분이 가장 좋았던 때는 공모전 당선됐을 때랑, 『궁』 연재가 결정됐을 때다. 그 밖의 일들은 연재가 격주라 너무 힘들어서 좋아할 틈도 없었다. 그래서 『윙크』에서 몇 등이냐고 물어본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인터넷 할 때도 『궁』 관련된 건 거의 안 들어갔다. 그래도 단행본 판매부수를 보면 인기가 있겠거니 했는데 연재 중간에 드라마화가 결정되면서 분위기를 확 체감 했다. 근데 그때 좋기도 하면서 부담이 많이 됐다. 마감 할 때는 다른 걸 신경 쓰기가 힘들어서 드라마는 알아서 잘 하시겠지 했는데도 아무래도 조금 신경이 쓰이더라. 살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부담’인지라, 그런 걸 순수하게 좋아해야 하는데 못 즐겼다. 이것도 초반에는 그랬는데 후반에는 조금 마음을 놨다. 그랬더니 크게 부담이 가지 않더라. 지금은 내가 나를 마취시킨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웃음)

– 『궁』은 정말 오랜 시간에 걸쳐 연재되었고 또 그 시간만큼이나 계속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만화가로서 이제 막 입지를 넓혀가는 시기였던 만큼 ‘나의 성장 = 『궁』’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궁』은 친구면서 또 자식이면서 애인 같기도 하고 시집간 딸 같기도 하다. 그러니까 지금은 시집보내서 잘 살고 있는 딸을 다시 불러내 외전을 그리는 셈이다. (웃음) 참 재미는 있는데 요즘 느끼는 건 내가 한창 『궁』을 그렸던 20대만큼은 감정이 안 되는 구나라는 것이다. 그래도 『궁』은 누가 뭐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소원이었던 작품이었다. 램프의 요정 지니 같은.

 

궁 외전 별신의 밤 한복 2

박소희 작가가 선보이는 한복의 아름다움은 옷에 새겨진 다양한 문양에 있다.

 

– 한 작품을 10년 동안 끌고 간다는 건 대단한 작업이다. 10년 동안이나 꾸준히 마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이고 그만큼 치열했다는 것이니까.

= 지금 생각해보면 『궁』을 만화가로서 실력을 좀 갖췄을 때 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건 또 그때만 그릴 수 있는 작품이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궁』을 했던 10년 동안 정말 아무 것도 못했다. 젊음을 재밌게 보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럽기도 하고 후회도 있지만, 나는 또 『궁』을 택할 것 같다. 마치 애인을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식당에 가면, 좋은 옷을 보면, 좋은 장면 보면 『궁』이 떠오를 정도로 그 당시에 내 의식을 지배했던 작품이다. 지금은 푹 빠지기보다 관조자 입장에서 그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 그때의 나를 버티게 해 준 힘이랄까 원동력이 있었나. 사실 만화가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건 오로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떤 힘이 분명 있었을 것 같다.

= 나를 버티게 해준 건 일종의 무심함 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선 포기가 빠르고 내 작품 세계에 대해서 몹시 관대하다. (웃음) 어쩔 땐 깊게 파고들지 않고 가벼움을 택했다. 만화를 사랑하고 작업을 사랑하지만, 만화에 대해서 생각을 안해야 할 때는 정말 안 했다.

– 『궁』은 복식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저 고증을 따르는데 그치지 않고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한복을 선보인다는 것 자체만으로 신선했다. 장신구 하나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가방하나 세심하게 그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작가의 개성과 고집을 단번에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어릴 때부터 한복을 너무 좋아해서, 한복을 보려고 사극을 봤을 정도다. 일본은 기모노를 일상에서 입는다. 우리나라는 한복이 일상화되기엔 힘든 부분도 있지만 너무 많이 안 입고 다니는 것 같더라.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재미를 주고 싶었다. 의상도 대리만족이었던 것 같다. 저는 당시 예쁜 건 좋아했는데 힙합바지를 입고 그랬었다. 그래서 여자 옷 그리는 게 참 좋았던 것 같다.

– 네이트에서 『살롱H』란 웹툰을 발표했다. 『궁』 이후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인지라, 여러모로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컬러 만화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 처음엔 정말 많이 헤맸다. 그런데 그때 많이 고생했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컬러만화 작업이 더 쉬울 정도다. 여러모로 공부가 참 많이 됐던 작품이다.

– 잡지 연재 작업과 여러모로 달라서 애를 먹은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 그림을 좀 단순화하고 싶었는데 워낙 몇 년에 걸쳐서 인이 박힌 거니까 힘들더라. 순정만화는 웹툰에 맞춰 연출하기가 좀 애매한 부분도 있었다. 순정만화가 대사하다보면 5~6페이지 넘어간다. 그러고 나면 다른 스토리를 할 수가 없는데 스토리 전개가 빠른 웹툰의 문법하고는 맞지가 않더라. 『살롱 H』는 그래도 완전 순정은 아니어서 괜찮았는데 차기작이나 『궁 외전: 별신의 밤』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차기작 미단이

박소희 작가가 공개한 차기작의 주인공 미단이.

 

– 반대로 더 흥미로웠던 부분도 있었을까.

= 스크롤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컬러 작업도 하다보니까 나와 더 맞는 것 같다. 이제는 흑백 작업이 더 힘들 정도다. (웃음)

– 미단이가 주인공인 차기작은 언제쯤 볼 수 있나.

= 『궁 외전: 별신의 밤』이 끝나고 조금 텀을 가지다가 이르면 봄쯤이 될 것 같다. 지금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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