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의 언어로 그려내다, 『양말도깨비』의 만물상 | 에이코믹스

동화의 언어로 그려내다, 『양말도깨비』의 만물상

1

양말도깨비 인터뷰

‘동화같다’는 말은 아기자기하거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일 때 주로 쓰이지만, 때로는 그 반대이기도 하다. 작가 만물상의 『양말도깨비』는 따뜻하고 어딘가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누구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하고, 온전히 동화만이 할 수 있을 이야기를 그리기도 한다. 저마다 다른 색을 품은 마을이 자리하고 그 안에서 일하고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설속의 존재들이 그들과 공존하는 것처럼.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이런 이야기를 그리게 됐다는 『양말도깨비』의 만물상 작가를 만났다.


– 많은 사람들이 만물상이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더라. 2014년에는 에이코믹스 어워드에서 주목할 만한 신인작가에 꼽혔다.
= 자신을 소개하는 게 아직 어렵다. 영화 보는 거 좋아하고 동화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 베스트도전에서 연재하다가 다음에서 데뷔했는데 어떤 과정이었나.
= 일러스트를 그리는 P회사에 다녔었는데 집에 3일이나 못 들어갈 정도로 바빴다. 나중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 질러버리더라. 회사에 안 좋은 일들도 있었다. 불공정한 계약과 임금체불 등으로 뉴스에도 나오고 그랬다. 그쯤 회사를 그만뒀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는데 그때는 내 마음대로 그리다가, 회사에서는 양산해야 하는 그림만 그리게 되어서 그렇게 된 거 같기도 하다. 회사를 나오고 나서는 쉴겸 원래부터 좋아했던 동화 일러스트를 그리려고 했다. 근데 무작정 일을 시작할 수 없으니 ‘동화같은 웹툰’으로 첫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막연하게 시작했는데 베스트도전 리그에 딱 올라가니까 ‘어? 이거 되겠다’하는 가능성이 보였다. 그때부터 더 열심히 했다. 그러다 다음 만화속세상 PD님께 연재 제안을 받게 됐다. 그때 담담하게 ‘감사합니다’ 했지만, 감정표현을 크게 안 하는 타입이어서 그렇지 너무 기뻤다. (웃음)

 

양말도깨비 도시

『양말도깨비』 – 만물상, 다음
일자리가 있는 곳을 찾아 함박눈 마을로 오게 된 수진. 그녀는 낯선 세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간다.

 

– 『양말도깨비』는 동화의 언어를 빌린 현실적인 이야기다.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동화의 형식을 빌려온 이유가 있나.
= 어렸을 때 『빨간머리 앤』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자랐고,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만화가보다는 동화쪽 직군을 먼저 생각했을 정도다. 서양화과를 들어가서도 틈틈이 동화학원을 다녔다. 우리나라는 교육용 동화를 많이 보지만, 외국에는 어른들이 보는 동화도 많은데 그 중에는 만화처럼 칸이 나눠진 것도 있다. 그래서 동화책이나 만화나 글과 그림이 같이 나오는 건 비슷한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동화같은 웹툰이 된 것 같다.

– 『양말도깨비』의 이야기는 동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구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이긴 하다. (웃음)
= 이야기 구상은 아주 사소한데서 시작했다. 우리집 가족들이 물건을 잘 잊어버린다. 정말 양말이 하나씩 다 없어진다. 아빠는 똑같은 검정 양말만 20켤레 사놨는데도 그렇다. 그래서 아빠가 양말 물어가는 도깨비가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양말도깨비』는 구상은 거기서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취향대로 나오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콘티 짜고 그림 그릴 때 참 행복했다. 그런데 웹에 올리니까 어떻게 봐주실까 두렵고 걱정이 되더라.

– 빅풋같이 전설 속의 존재가 나와서 ‘양말도깨비’도 진짜이지 않을까 했었다.
= 내가 찾아본 바로는 없다. (웃음)

 

양말도깨비 라라와 수진

『양말도깨비』 – 만물상, 다음
수진의 이웃 고양이 라라. 수줍음 많고 고양이임에도 물고기를 좋아한다.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수진을 돕는다.

 

– 극의 흐름도 이제 꽤 많이 진행 되서 슬슬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처음 생각했던 흐름으로 잘 흘러가고 있나.
= 이게 참 어렵다. 커다란 플롯이 있고 그 안에 구성점인 사건들이 있는데, 그런 각각의 사건들을 연결시키는 게 어렵게 느껴지더라. 처음에 큰 플롯을 썼을 때는 자세한 사항은 보이지 않으니까 연결에 대한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데 자세하게 그려내면서 오류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럼 꼬인 걸 다시 푸느라 수정하게 되는데 이게 힘들더라.

– 휴재공지에도 휴재 이유가 오류를 풀기 위해서라 밝힌 적이 있다.
= 캐릭터 하나가 한 가닥의 실이면 여러 캐릭터가 결말로 가면서 한줄기가 되지 않나. 그 과정에서 좀 엉켜서 그걸 풀려고 했었다.

– 『양말도깨비』는 여자주인공 수진이 가족을 떠나서 새로운 세계에서 적응해가는 성장담인가 했다. 작게 보면 그렇지만 크게 보면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과정을 통해 마을이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 안에 환경적인 이야기도 있고. 큰 그림은 어디까지 그려뒀을까 궁금했다.
= 생각해둔 결말이 있다. 원래는 수진이, 라라, 리처드 셋이 주인공이었다. 거기에 양말도깨비가 들어가 있는 거고. 사람들이 리처드를 별로 안 좋아해서 고민이다. (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리처드에 대한 여러 부분이 밝혀질 거고 자연스레 해결될 거라 생각한다.

– 남자주인공 라라는 엄청나게 부끄러움이 많다.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수줍은 캐릭터는 참 오랜만이라 작가의 취향인가 싶었다. (웃음)
= 원래 라라가 여자 캐릭터였다. 근데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보니까 전부다 여자만 나오는 거다. 그래서 남자로 바꿨다.

 

양말도깨비 믕이

『양말도깨비』 – 만물상, 다음
모든 독자들을 앓아눕게 만드는 양말도깨비들. 하아…귀여워!

 

– 믕이 같은 경우도 마냥 귀여운 존재라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극의 키포인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우 귀여운데 세상 어디에도 있지 않은 존재라 더 특별하다.
= 처음엔 움파룸파 보면서 모티브를 잡았다. 나중에 정말 단순하게 귀 빼고 눈, 코, 입을 점으로 찍었다. 오래 그려야하니까 단순해야 할 것 같아서 한 선택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참 감사하다.

– 좋아하는 정도를 떠나 믕이가 나오는 에피소드마다 독자들이 알아 눕는다. (웃음)
= 이렇게 인기 있을 줄 몰랐다. 믕이가 등장했을 때랑 안 했을 때랑 추천수가 다르다.

– 종종 애니메이션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출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뭘까.
= 작가들마다 조금씩 치중하는 게 다른 것 같다. 나는 독자들이 이해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 대사가 없어도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도록.

– 그래서 일러스트나 삽화의 느낌도 있다. 단순히 그림이 예뻐서가 아니라 대화가 없어도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그런 응축이 힘들지 않나.
= 사실 그게 더 편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만 그려서 그런지 그랬던 것 같다. 글보다 행동으로 그림으로 보여주는 게 더 편하다.

 

양말도깨비 리처드

『양말도깨비』 – 만물상, 다음
이야기의 비밀을 준 빅풋 리처드.
빅풋창구에서 일하는 수진과는 잘 친해지지 못하고 있다.

 

– 그림 또한 여러모로 공을 들인 태가 난다. 이야기 특유의 분위기를 잘 아우르고 있다.
= 그림을 그릴 땐 너무 컴퓨터로 그린 CG 같은 느낌이 아니었으면 했다.

– 채색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 원래는 남동생이 도와줬는데 군대를 갔다. (웃음) 명암 넣을 때 색연필로 그리는 것처럼 층층이 얇은 선으로 묘사한다. 이를테면 연필선이 보이도록, 동화처럼.

– 마을마다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함박눈 마을 같은 경우는 색이 다 어두운 와중에도 따뜻함이 있다.
= 난색계열을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날카롭고 세련된 그림들은 차가운 색이 잘 받지만 내 그림은 아니더라.

– 웹에 올라오던 작품만 보다가 책으로 받아보면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책을 받아 봤을
때 느낌이 어땠나.
=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만들어주셔서 굉장히 좋았다. 책을 손에 쥐니까 내가 이 이야기를 손에 쥐고 있다는 맛이 있더라.

 

양말도깨비 만물상점

『양말도깨비』 – 만물상, 다음
만물상점의 주인. 기묘한 물건은 모두 가지고 있는 그는 때마다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

 

– 더빙툰도 나왔다. 더빙툰이 아직은 좀 낯선 사람들이 많은데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는 사람들에겐 반응이 좋더라.
= 더빙툰의 성우분들을 처음 만난 게 리그 때였는데 다음에서 더빙툰을 기획한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 그런데 내가 손을 떼야 오히려 잘 만들어 주실 거라고 판단했다. 웹툰과 더빙툰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웹툰은 내가 혼자 작업해도 되지만 더빙툰은 내가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 수진이와 마찬가지로 작가 만물상도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인데 종종 어떤 어려움은 없었나.
= 소득공제를 다들 하시지 않나. 프리랜서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참 당황스럽더라. PD님께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웃음) 집에서 며칠 동안 못나갈 때도 힘들더라. 밖에서 활동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삼사일을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멍하고 정체되는 기분이다. 그럴 때에는 괜히 집밖에 나가서 개도 쓰다듬고 그런다. 그래도 가끔 손편지 같은 거 받을 때 독자분들이 재밌게 읽어주신 것 같아서 엄청 뿌듯하다. 보통 연령대가 10대에서 20대 초반이어서 그런지 꼭꼭 눌러 쓴 글씨에서 마음이 느껴진다.

– 개를 키우나 보다. 어쩐지 애완동물을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으면 몰랐으면 행동들이 믕이에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웃음)
= 개를 키운다. 진돗개인데 13살이다. 엄청 쿨하다. 이 애가 배를 뒤집어 까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 올해 후반까지 양말도깨비를 끝내게 되면 다음 작품을 빨리 준비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웃음)

 

 

 

『양말도깨비』 보러가기

공유하기

필진 소개



댓글 1개

  1. it has some drawbacks when compared to the iPad, especially on size and power. But I’m impressed with the new specs of the Kindle Fire 2 with the 10inch screen. Some of the new specs are at kiddelman.com and I think they will be opening up pre-orders soon.

댓글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