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여성만화! #09 지울 수 없는 상처에게 『모래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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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1)

『모래시계』 |  아시하라 히나코  |  대원씨아 이 |  전 10권 완결

CHECK LIST

  • 가슴 떨리는 첫사랑의 시작  O
  • 친구와 사랑 그 사이의 갈등 O
  • 인생 역전의 기회를 주는 백마탄 왕자 X
  •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리게 만드는 슬픔과 감동 OOO
  • 가볍고 상쾌한 연애  X
  • 죽이고 싶은 얄미운 연적의 등장 XX

 


 

모래시계 (5)

『모래시계』는 풋풋한 첫사랑과 청춘의 아픔을 담아냈다

시간이 지나면 흉터가 남을지언정 대부분의 상처는 아문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매번 같은 크기로 아픈 상처도 있다. 상처를 대하는 방식은 달라졌어도 고통은 한결같아서 인생은 평생의 상처 하나로 좌지우지 되어버리고 만다. 아시하라 히나코의 『모래시계』는 벗어나기 힘든 상처를 가진 네 남녀의 성장통과 사랑을 다루고 있다. 어머니의 자살이 트라우마가 된 안과 그런 안을 지켜주려고 부단히도 노력하는 다이고. 저마다의 비밀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후지와 시이카 남매가 주인공이다. 얽히고설키는 관계 속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그들의 갈등과 성장에 청춘의 풋풋함이 곁들여져 쓰린데도 아름답다.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시간은 처음과 끝이 없이 계속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모래시계는 조금 다르다. 좁은 통로를 맞대고 있는 두 개의 유리에 가득 찬 모래가 한쪽으로 모두 떨어지면 시간이 끝난다. 그러나 시계를 반대로 뒤집으면 새로운 시간이 시작된다. 아시하라 히나코의『모래시계』도 그렇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현재에 사건에 의해 뒤집혀 다시 시작되기도 한다. 작품은 현재의 나인 ‘안’이 결혼을 얼마 앞두고 물건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모래시계를 들여다보며 시작한다. 어머니의 유품이자 첫사랑이 건넨 모래시계를 보며 그녀는 과거를 회상한다. 안이 떠올리는 기억은 12살 무렵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고향인 시골의 작은 마을로 내려와서부터다. 이혼한 후 홀몸으로 안을 키우겠다며 자신의 고향을 찾은 어머니는 어딘가 많이 지치고 힘들어 보인다. 안은 시골 생활이 낯설기만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어느 날 어머니가 자살하면서 안의 결심도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어머니의 죽음은 안을 평생토록 괴롭히는 트라우마다. 딸의 자살이 모두 내 탓이라며 자책하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탓이 아냐. 엄마가 약했기 때문이야”라고 위로도 할 줄 알지만, 정작 본인은 알 수 없는 깊은 곳부터 허물어져 가고 있다. 안은 강하지만 한편 유약하고 섬세했던 엄마를 많이 닮았음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엄마의 그늘로부터 도망가고 싶지만 트라우마는 번번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우정과 사랑 엇갈리는 청춘

 

후지와 시이카 남매 그리고 안과 다이고

후지와 시이카 남매 그리고 안과 다이고

강한 성격이 때로 위험한 것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유연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부러져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안도 씩씩해서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사람이다. 그런 안을 지탱해 주는 것은 그녀가 시골에 내려와서 만난 친구인 다이고와 후지, 시이카다. 네 남녀는 각자 다른 성격이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친구다. 다이고와 안의 우정은 서로를 지켜주는 사랑으로 곧 발전한다. 그런데 사랑의 화살이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다이고와 안 그리고 친구였던 네 사람의 관계도 일그러진다. 남매인 후지와 시이카가 출생의 비밀로 힘들어할 때 각자 안과 다이고에게 의지하면서부터다. 의지는 사랑으로 바뀌고 다정했던 친구는 연적이 된다. 각자의 트라우마가 네 사람 관계를 휘저으면서 언제까지도 파릇할 것 같았던 청춘의 시간도 지나가버린다. 마치 시계 속 모래가 다른 면의 유리에 모두 떨어져버린 것처럼.

다이고는 무뚝뚝하지만 남자답고 무엇보다 책임감 있는 태도로 안의 방패가 되어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상처받지 않게끔 그녀를 지키겠다는 진심어린 맹세를 할 줄 아는 순정도 지녔다. 그렇게 시작된 첫사랑은 싸움과 화해, 안타까운 오해를 반복하다가 이별을 맞는다. 영원한 방패가 되겠노라 맹세하던 다이고도 이별의 순간에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으니 스스로 행복해져야 한다고. 다이고가 처음의 맹세를 지키지 않은 것은 안타깝지만 그의 말은 틀리지 않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기보다 스스로 자신을 보듬을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 타인에게 자신의 행복을 의탁해버리면 언제든 다시 불행의 늪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재의 안은 울지 않는 강한 여자가 되었지만 원하는 사랑은 찾을 수 없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헤어지고 안은 모래시계를 뒤집듯 과거로의 여행을 택한다. 이미 몸과 마음이 다 지쳐서 어머니의 자살 결심이 내심 이해도 가는 위태로운 상태다.

모래시계 (3)

 

 

‘힘을 내!’라는 응원의 양면성

지쳐있지만 힘을 내서라도 상황을 이겨내라고 흔히들 말한다. 자기 자신에게 암시처럼 걸어놓기도 하고 타인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로 건네기도 한다. 그런데 너무도 애를 써서 지쳐버린 사람에게는 그 말이 외려 독이 된다. 그럴 때에는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이쯤하면 충분히 노력했다고 다독이는 말이 필요하다. 안과 안의 어머니에게 필요했던 말도 포기해도 쉬어가도 괜찮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행복해지려고 애를 쓴다고 반드시 행복해지지 않다는 것을 알면 불행도 나름 견딜만하다.
『모래시계』는 안을 비롯한 네 남녀가 서로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성장담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의 상처로부터 도망치던 이들이 모래시계를 뒤집듯이 과거의 시간과 마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행복과 불행이 결국 등을 맞대고 있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더욱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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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댓글 1개

  1. 이 만화 소장 중인데 강력 추천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연령대별로 읽은 감상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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