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지 않는 법 : 『묘진전』의 작가 젤리빈 | 에이코믹스

빛을 잃지 않는 법 : 『묘진전』의 작가 젤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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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진전 젤리빈 인터뷰 특성화

 작은 도깨비불이 반짝거리는 길을 걷는 듯했다. 어두운 산속이고 짐승의 소리도 들리고 간혹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났지만 낯선 길을 걷는 내내 따뜻한 불빛이 감돌아서 마냥 슬프거나 외롭지 않았다. 매주 목요일, 다시 천상으로 올라가 신이 되려는 묘진을 중심으로 막만, 진홍, 산이 네 인물의 이야기가 우리를 그렇게 낯설지만 따뜻한 빛이 있는 세계로 이끌었다. 『묘진전』이 끝난 지금, 기묘하고 때로는 잔혹하고 그러나 빛을 잃지 않았던 이야기를 만들어낸 젤리빈을 만났다. 

 


 

젤리빈 작가가 자신의 오너캐릭터를 보내왔다!

젤리빈 작가가 자신의 오너캐릭터를 보내왔다!

 

– 『묘진전』이 끝났습니다. 마지막 화를 올리고 여러 감정이 들었을 것 같아요.

= 며칠은 허탈감에 조그만 일에도 매우 화를 내고 성질도 부렸습니다.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원함이 크지 않더라고요.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이젠 후련합니다. 무사히 잘 끝냈다 싶기도 하고. 이젠 『묘진전』은 머릿속에서 당분간 완전히 끝낸 것 같습니다. 후기를 올린 후로는 한 번도 이 만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 『묘진전』이 첫 작품이다 보니 젤리빈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많은 분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해요.

= ‘어떤’이 무엇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텐데요. 일단 표면적으로 제 경력(?)을 말씀드리자면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건축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건축과는 멀어진 만화를 그리고 있고요. 신상을 웬만하면 밝히지 않으려고 하는데, 왜냐하면 『묘진전』이라는 만화와 저란 사람의 이미지가 꽤나 괴리가 큽니다. 괜히 제 인상 때문에 『묘진전』이 피해보는 일이 없었으면 해서 자꾸만 숨어있게 되네요. (웃음)

 

시계방향으로 진홍, 막만, 묘진, 산이

『묘진전』의 인물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진홍, 막만(달래), 묘진, 산이

 

– 후기에서 『묘진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밝혔는데요. 과제가 많아서 도피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니 그리게 됐다고 했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만화가가 되거나 만화를 그리고 싶지 않았나요.

= 아뇨. 항상 만화책을 즐겨보던 사람이었지만, 단 한 번도 만화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주 어렸을 적부터 만화의 팬이었어요.

 

– ‘하고 싶은 걸 한다’에서 이제는 만화가 업이 됐으니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겠네요. 정식연재를 하기 전에 작품을 올렸던 베스트 도전과도 작업과정에서 여러 차이도 있을 테고요.

= 가장 큰 차이는 그리기 싫을 때도 그려야 하고, 찬찬히 돌아보며 그릴 수 없다는 점이네요. 아마추어 리그 때는 몇 화에 어떤 인물이 어떤 대사를 했고, 어떤 표정을 지었고 다 기억이 났는데 정식연재 때는 하도 정신없이 한화 한화를 그려내다 보니 바로 전 화에서도 어떤 인물이 어떤 말과 표정을 지었는지 기억이 안 날 때도 많았어요. 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언제나 같았지만, 시간 관계없이 내가 만족할 때까지 만화를 붙들고 있을 수 없었던 점이요. ‘주어진 시간 내에’라는 외면할 수 없는 조건이 붙어 있어서 ‘이 부분은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내 조건 하에선 이게 최선이었어. 어쩔 수 없지’ 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달까요.

 

– 『묘진전』은 독특한 세계와 작화를 가진 작품으로 눈길을 일단 끄는 작품인데요. 그래서 이야기 방식과 작화 등 기본 뼈대를 어떻게 잡아갔을까 과정이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해요.

= 작화는 이야기의 분위기에 맞췄습니다. 평소의 그림체와는 꽤나 멀어요. 이야기를 쓸 때 머릿속에 마치 영화처럼 장면이 영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떠오른 이미지를 어떻게 구체화 시킬까 하는 과정에서 지금 『묘진전』 작화의 기반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초기 작업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는 말하고픈 것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전달할까, 하는 생각이 기반이었어요. 그래서 3~4화로 끊어지는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산이와 묘진이 만나게 된 과정, 산이란 아이의 성격과 어린 시절, 묘진이란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막만과 진홍이란 인물을 어떻게 설명할지 등 각 에피소드마다 목표를 따로 잡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나름대로 기승전결을 가진 이야기로 만들어 나갔고요. 후반부로 가면서는 작품 전반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주제로 쭉 달려 나갔던 것 같습니다.

 

 새백산에 위치한 묘진의 집에 각시손님이 찾아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새백산에 위치한 묘진의 집에 각시손님이 찾아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 그런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요.

= 역시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묘진전』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나 주제들이 저에겐 굉장히 버거운 것들이었어요. 거기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것들이었죠… 무엇보다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만한 수준의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에 자신 있게 글을 써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 공부라면 무속신앙에 대한 것인가요. 등장인물 중 각시손님을 포함한 ‘손님들’ 같은 경우 한국의 무속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취재과정이 나름 재미도 있었을 것 같아요.

= 무속신앙 같은 경우는 꽤나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공부해왔던 분야입니다. 우리나라 무속신앙 뿐만 아니라 각 문화권의 신화나 기독교, 불교 등 종교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대학 땐 민속학이나 여러 종교 관련 수업도 듣고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 관련 서적들을 읽고 잊어먹고 읽고 잊어먹고 하지만요. 처음엔 최대한 무속신화 속 인물 혹은 신의 모습을 변형 없이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후에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가면서 신화에서 느꼈던 기본적인 정서나 핵심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래도 맨 처음 『묘진전』에 차용했던 손님네들은 빼지 않고 가져갔습니다. 산이가 역신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부분도 있긴 했죠. (웃음)

 

– 『묘진전』은 굳이 한국적, 고전적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나름의 형식으로 자유롭게 풀어나갔어요. 기존의 것에 휘둘리지 않고 어떤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다며 분위기를 미리 정해두지 않았을까 싶었죠.

= 느낌이나 분위기에 대한 목표는 없었어요. 굳이 따져보자면 기묘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묘진은 너무 많은 신을 죽인 탓에 지상으로 떨어졌다

묘진은 너무 많은 신을 죽인 탓에 지상으로 떨어졌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길 갈망한다

 

– 생각한 바를 표현해내기 위해 작업할 때 스스로 의식하지 않으려 했던 부분이나 반대로 꼭 염두에 뒀던 부분은 있나요.

= 항상 염두에 두었던 것은 주제와 각 인물의 감정선 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보자면 감정선 이라기 보단 각 인물의 성격이라고 해야 할까요. 각 인물이 어떤 상황에 처하건, 어떤 변화를 겪건 ‘그 인물답다’라고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묘진이 막만이처럼 격하게 내면의 갈등을 표현 하는 것은 어색하잖아요. (웃음) 각 에피소드에서 말하고자 했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지도 끊임없이 확인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분위기에 취해 인물들이 스스로 자기들의 이야기를 막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렇게 정신없이 써 나가다 애초에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에서 멀어져 갈아엎곤 했습니다.

 

–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정말 작업과정이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어요.

= 글 같은 경우는 한 화 별로 작업하진 않고 주로 한 에피소드를 통째로 잡고 작업을 합니다. 먼저 각 에피소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은 주제를 잡습니다. 그 주제가 잘 표현되도록 에피소드의 큰 틀을 적어요. 나름대로 아날로그로 시작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 과정은 모두 볼펜과 노트와 함께 합니다. 그리고는 노트에 소설 형식으로 쭉 써 내려갑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번 써요. 마음에 드는 원고가 나오면, 그것을 컴퓨터로 옮겨 적습니다. 옮겨 적으면서 다시 한 번 꼼꼼히 읽게 되는데, 이때 정말 내용이 괜찮은지 확인을 하고 문장이나 단어들을 더 적절하다 싶은 것으로 수정을 합니다. 그것을 출력하고, 출력물을 다시 한 번 손으로 수정합니다. 빼도 될 문장이나 문단,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들을 이때 조정을 하고 다시 컴퓨터로 옮겨 적습니다. 그림 콘티로 만들어도 될 만하다, 싶을 때까지 이 작업을 반복합니다. 글을 쓰는 과정이 이러해서 글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다 써두려고 노력했습니다만… 후반에 가선 거의 실시간 마감이었습니다… 그림은 한 화씩 그려나갔고 시나리오를 출력해서 콘티를 짜고, 짠 콘티를 사진 찍어서 포토샵으로 다시 그리는, 아주 일반적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밖의 구체적인 방법은 영업 비밀입니다. (웃음)

 

– 등장인물 모두가 고초를 겪다보니 작품의 내용이 밝지는 않습니다. 보통 분위기가 어두운 작품을 그리다보면 스스로도 그런 분위기에 취해 조금 힘들어진다고 하더라고요.

= (웃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내 다시는 이런 만화 안 그린다고 징징대곤 했습니다.

 

 진홍의 미움을 얻어 달래라는 이름도 빼앗기고 막만이라는 이름을 얻은 그녀는 설상가상 산주인의 제물로 받쳐진다. 너무나도 원통했던 것인지 자신을 돕지 않은 묘진에게 저주를 걸었다.

진홍의 미움을 얻어 달래라는 이름도 빼앗기고 막만이라는 이름을 얻은 그녀는 설상가상 산주인의 제물로 바쳐진다. 너무나도 원통했던 것인지 숨이 끊어지는 순간, 자신을 돕지 않은 묘진에게 저주를 걸었다.

 

– 각 인물별 성격이 매우 확실하면서도 모두 나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더욱 풍요로워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화나 고전이 뚜렷이 선악을 구분 짓는 것처럼, 이야기 성격상 명확하게 캐릭터의 성격을 구분 지어놓고 갔다면 더 편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 ‘만약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당연히 이러한 내적 갈등들을 겪지 않을까?’ 하며 각 인물들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 앞에서도 내적 갈등을 겪는데 『묘진전』 속 커다란 사건들 앞에선 당연히 여러 생각을 하게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조금 딴 소리를 해 보자면 저는 『묘진전』을 만들기 전엔 딱히 작가란 어떤 사람이라는 생각이 없었는데, 『묘진전』 후반부 글을 쓰던 무렵 좋은 작가는 훌륭한 연기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훌륭한 연기자란 건 아니고요 (웃음) 어떤 사건에 처했을 때, 각 인물이 되어서 그 사건을 바라보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작품의 인물들이 작가를 직접적으로 투영하고 있기보단 작가가 아주 철저하게 작중 인물인 척,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거죠. 앞으로 생각이 바뀌어 나가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선 이렇게 생각 하고 있습니다.

 

– 진홍이 집안 남자들을 보면서 느꼈던 어떤 분노들은 그저 악이라고 여겨졌던 진홍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고요. 가장 내면을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가 있었을까요. 있다면 누구일까요.

= 초반부엔 산이가 가장 어려웠고, 후반부엔 묘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다른 인물이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인 대사로 자주 표현하지 않는 반면, 산이는 자신의 입과 생각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감정과 생각들을 표출 합니다. 그만큼 저로서는 산이라는 인물을 그려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1부 초반에 유독 산이가 등장하는 화에서 내레이션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고요.

 

 산이는 묘진이 거둬들인 각시손님의 아들로, 그의 한쪽 눈을 가졌다. 그러나 평생 따뜻하지 않았던 묘진에 대해 산이는 애증을 품는다.

산이는 묘진이 거둬들인 각시손님의 아들로, 묘진의 한쪽 눈을 가졌다. 그러나 평생 따뜻하지 않았던 묘진에 대해 산이는 애증을 품는다.

 

– 반면 묘진은 참 속내를 알 수 없는 고무줄 같은 사내죠. (웃음)

= 후반부 들어서 내면 표현이 가장 어려웠던 묘진은 알맹이 자체는 매우 단순하고 무던하다 라고도 할 수 있죠. 그가 살아왔던 과정 때문에 무심해졌을 수도 있고, 혹은 애초에 약간 무심한 면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때문에 다루기 쉽겠다 싶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내면 자체가 격하지 않아서 마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이 젖듯, 어느 순간 독자가 ‘어, 묘진이 변했구나’ 라고 느껴지도록 인물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야만 했던 인물이기도 하고요. 많은 화에 걸쳐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게 저에겐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각각의 인물들에게 초점이 옮겨 다니는데요. 특히 불행한 운명에 휘둘린 달래 아니 막만의 삶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이라면 품을 수밖에 없는 원망과 복수심을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도요.

= ‘막만이와 묘진을 훗날 하늘로 올라가는 것도 스스로 마다하고 지상에 남아 외롭고 방황하는 이들의 곁을 지켜주는 지상의 신(무속 신)이 되었다’라고 에필로그에 적었어요. 이유는 그들이 방황하며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 앞에 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래서 그토록 달래와 묘진을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무속신앙에 대해 보고 들을 때 가장 마음을 건드렸던 부분을 표현한 것이 막만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신들의 모습에서 가장 사랑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또 한편으로는 ‘나도 사람으로서 이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담았어요. 그래서 달래는 특별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보편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싶었어요. 달래가 타고난 천성이 있어서 이 모든 고난을 결국에 이겨냈다라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흔들리고 갈등하면서도 자신 안의 빛을 잃지 않으려 최후까지 싸우는 모습이 결국 인간다운 모습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고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음에도 악행으로 즐거움을 얻는 진홍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고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음에도 악행으로 즐거움을 얻는 진홍

 

– 묘진은 참 많은 여성 팬을 거느린 2D 캐릭터인데요. 조금 냉정한 듯 보이지만 부드러운 선을 가져서 섹시하다, 멋있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특별히 모델로 삼으신 분이 있나요.

= 있지만 비밀이에요. (웃음) 사실 외모적 아이디어만 얻었을 뿐, 최종적으론 최대한 그 모델에서 벗어나도록 그렸거든요. 얼굴형이나 팔자 눈썹, 머리 스타일, 동글동글한 코(?) 이런 포인트 정도만 남겼어요.

 

– 배경도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아름답고 장엄합니다. 토속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야하는 터라 딱히 사진이나 그림을 보고 그리기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 동양화들을 참고해보기도 하고, 그냥 제가 머릿속에서 그린 이미지를 표현해보려고 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나오게 된 것도 있고… 영화 속에서 본 장면들에서도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배경 그리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다만, 마을을 그리는 건 꽤 애를 먹었네요.

 

 절망의 늪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신 안의 선을 놓지않았던 막만의 마지막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절망의 늪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신 안의 선을 놓지않았던 막만의 마지막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 외전처럼 연재된 『묘진전』의 현대버전 이야기도 나름의 흥미로운 구석이 있어서 더욱 많은 분들이 차기작을 궁금해 하신 것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될지 또 언제가 될지 정해진 바는 아직 없나요.

= 차기작이 어떤 것이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위기의 밝고 어두움은 전혀 상관없는데 주제는 좀 가벼웠으면 좋겠습니다. 『묘진전』이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앞으로 몇 작품은 계속 제가 감당하기 훨씬 쉽고, 독자님들도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될 것 같아요. 차기작으로 돌아오는 시점 역시 정해진 바 없습니다만,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묘진전』 같은 경우 『묘진전』을 그리기 위해 스타일을 잡았습니다. 차기작에서는 아마 다른 작화로 가지 않을까 해요. 이런저런 스타일을 시도해 볼 생각에 두근두근합니다. 마지막으로 분명 밝지 않은 만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독자님들께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완결까지 무사히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재미있는 작품들 그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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