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PD의 BDDB] #19 만화, 하이패션을 그리다 | 에이코믹스

[미녀PD의 BDDB] #19 만화, 하이패션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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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칼의 비밀들-표지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프랑스는 전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만들어져 왔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코코 샤넬Coco Chanel’,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처럼 패션 세계를 이끌어 온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관련한 영화나 만화들을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사실 영상 매체를 제외하면 만화만큼 이야기적인 매력과 시각적인 매력 둘 다 놓치지 않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없지 않을까? 하여 이번 달에는 패션,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패션 ‘디자이너’와 관련된 프랑스 만화들을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면 관계상 디자이너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는 생략합니다.)

 

1. CHANEL & Karl Lagerfeld : 『칼의 비밀들Karl’s Secrets』

1. 작가 티파니 쿠퍼와 작품 이미지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지난 9월에 발표된 따끈따끈한 신작 『칼의 비밀들(Karl’s Secrets)』(2015)이다(티파니 쿠퍼Tiffany Cooper 지음, 마라부트Marabout 펴냄).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표지만으로도 그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을 것이고,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곱게 묶은 백발머리와 까만 선글라스, 깃 높은 화이트 셔츠와 블랙 수트만을 고집하는 그의 개성있는 외모를 분명 어디서인가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주인공 칼 즉,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세계적인 브랜드 펜디Fendi, 샤넬Chanel 등을 지휘하며 패션계에서 대체 불가한 아티스트로 평가 받고 있다. 패션계를 뛰어넘는 재능을 펼쳐 보인, 현존하는 패션 디자이너 중 가장 빛나는 이 중에 한 명이 아닐까 한다. 그는 얼굴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로도 유명한데 그런 그도 살면서 웃기는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이 그 호기심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티파니 쿠퍼는 2012년 자신의 블로그‘MDMP(Le Meilleur des Mondes Possibles)’를 오픈한다. 그곳에 올린 만화와 일러스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 동명의 단행본을 출간하게 되었다. 특히 패션 쪽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데뷔 후 다양한 패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일러스트 작가이자 만화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그녀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무장한 이 작품은 가볍고 즐겁게 유명 아티스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 Dior & Christian Dior : 『디오르를 입은 여인(Jeune fille en Dior)』

re_2. 디올-원고-2

 

두 번째로 소개할 작품 역시 세계적인 브랜드 ‘디올Dior’의 창시자 크리스티앙 디오르Christian Dior의 삶을 그린 2013년 작 『디오르를 입은 여인(Jeune fille en Dior)』이다. 특히 이 작품은 첫 번째 단행본 『황금 투구의 전설 그리고 현실(Légende et réalité de Casque d’or)』로 1975년과 1977년 앙굴렘 페스티벌에서 같은 작품으로 무려 두 차례나 수상의 영광을 안았던 만화가 아니 괴칭게르Annie Goetzinger의 작품으로, 당시 여성 만화가 최초로 앙굴렘 프랑스 작가 부문 최고 작품상(현재‘최고의 앨범상Le Prix du meilleur album’으로 변경)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디오르를 입은 여인』은 괴칭게르의 부드러우면서도 화려한 화풍이 패션이라는 테마와 잘 어우러진 작품으로, 만화의 주인공을 디자이너가 아닌 그와 인연이 닿은 여인 ‘클라라 노앙Clara Nohant’를 통해 그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디올의 10년간의 행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책을 펼치면 마치 눈앞에 1947년 오픈한 ‘디올’의 부티크와 패션쇼, 그리고 그의 작업실이 눈앞에 펼쳐진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생동감 있게 잘 표현했다고 한다. 작가는 1951년 생으로 지금도 꾸준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작가의 관록이 잘 묻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명 및 작품명은 국내 출판사 거북이북스를 통해 2015년 정식 출간된 명을 따랐음을 밝힌다.)

 

3. YSL & Yves Saint Laurent : 『발칙한 루루(La Vilaine Lulu)』

3. 발칙한 루루-원고-2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는 반대로, 정말 특이하게도 패션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만화도 있는데 국내에는 출판사 이다미디어를 통해 2007년 정식 발간되기도 하였던 작품 『발칙한 루루(La Vilaine Lulu)』이다. 이 작품은 ‘여성에게 자유를 입힌 패션계의 혁명가’로 불리는 ‘입생로랑(YSL)’의 창시자 프랑스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그린 만화로 그야말로 ‘발칙한’ 소녀의 이야기다. 여성에게 자유를 입혔다는 수식어에 걸맞게 1967년 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당돌하고 개방적인(거칠게 말하면 못되고 제멋대로인!)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겉으로 보기엔 아이들을 위한 만화 같지만 아이들이 읽으면 안 될 작품에 가깝다). 1957년 크리스티앙 디올이 세상을 떠난 후 20대 초반 디올Dior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그는 퇴근 시간 이후에도 작업실에 남아 동료들과 종종 수다를 떨고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그의 동료 중 한명이 작업실의 의상들을 가지고 우스꽝스럽게 입은 모습을 인상적으로 느낀 이브 생 로랑이 그의 모습을 모티브 삼아(주인공 ‘루루’의 의상과 거의 비슷한) 그리게 된 만화가 바로 이 『발칙한 루루』다(출간은 1967년에 되었지만 작품에 대한 구상은 1956년부터 시작되었다). 살아생전 그가 직접 글과 그림을 모두 그린 유일한 만화이기 때문인지, 처음 작품이 발표된 이 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재판되었을 만큼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작품으로 5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참으로 재치 넘치는 작품이다. 특히 2002년에는 그의 사인이 포함된 500권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하였는데 그 가격은 무려 550유로(한화로 70만원이 넘는)에 달했다! 2008년 그가 별세한 이 후 당연히 이 책은 경매 시장에서 판매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에 팔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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