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해도 괜찮아 #19 『그렇게 내가 싫다면』 | 에이코믹스

결제해도 괜찮아 #19 『그렇게 내가 싫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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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해도 괜찮아 #19 『그렇게 내가 싫다면』
BL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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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싫다면』, 파고, 레진코믹스
매월 3, 13, 23일 연재/15부 완결(1화당 3코인)/외전 진행중

 

우리가 장르 창작물을 소비하는 이유는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장르물은 보장되어 있는 ‘내 취향의’ 기쁨을 누리게 해준다. ‘007’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이번엔 누가 본드걸로 나올까’ 기대하고, 공포영화에서 ‘제발 이상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지 말라’고 빌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는 것처럼 ‘클리셰’는 해당 장르를 완성하는 법칙으로 작용한다.

레진코믹스에서 파고가 그린 BL 만화 『그렇게 내가 싫다면』은 간만에 보는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다. 최근 한국 웹툰계에 BL물이 범람하기 시작했지만, 작화나 스토리의 질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상업 BL의 공식에 묶이지 않으려는 작가의 강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아 선뜻 결제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주인'공' 형조와 주인'수' 민재. 체격 차이가 흐뭇하다.

주인’공’ 형조와 주인’수’ 민재. 덩치 큰 공과 가녀린 수 커플은 BL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그렇게 내가 싫다면』은 본편 15화로 완결된 짧은 작품이다. 아웃사이더 복학생 민재가 우연히 과방에서 자고 있는 조교 진한을 보며 자위하는 후배 형조를 목격하면서 형조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시달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앵그리 섹스가 꼴릿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

 

성인 BL의 목적은 결국 ‘주인공’과 ‘주인수’의 육체적, 정신적 관계의 완성을 보는 것에 있다. 장편이 아닌 이상 독자들은 속도감 있고 깔끔한 전개를 원한다. 작가 파고는 민재와 형조가 서로를 싫어하면서도 의식하게 되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진행시킨다. 진한에 관한 소문을 수습하는 사건이 등장하지만, 두 사람의 합일을 위한 도구적인 사건일 뿐으로 길지 않게 마무리된다.

작화도 현재 연재되고 있는 BL 작품 중에서 돋보이는 수준이다. 일본 상업 BL 못지않은 대범하고 적나라한 성애 장면이 1~2회에 한 번 꼴로 등장한다. 등장인물의 체격이나 성격적인 면(라고 쓰고 ‘꽃수’, ‘연약수’라 읽는다)에서 취향이 맞는다면, 『그렇게 내가 싫다면』은 근래 한국 성인 BL 작품 가운데 가장 코인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그렇게 내가 싫다면』은 양감 있는 남체를 보여주면서 BL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저 완벽한 야오이핸드를 보라.

『그렇게 내가 싫다면』은 양감 있는 남체를 보여주면서 BL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저 완벽한 야오이핸드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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