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ACOMICS AWARDS : 올해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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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최애캐 

올해도 수많은 캐릭터들의 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웃겼다. 생각만 해도 꽉 안아주고 싶은, 혹은 안기고 싶은 ‘멋쁜이’들을 모았다. 아마 당신도 이들의 매력에 빠지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베스트커플_바람소리

『바람소리』의 ‘청이’와 ‘살랑이’ 

천으로 눈을 가린 아비와 어린 딸 청이가 산길을 넘는다. 으르렁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늑대 새끼마냥 복슬복슬 귀여운 강아지가 있다.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바람소리』는 곧장 6년 후 그들을 비춘다. 아직 ‘젖비린내도 가시지 않았던’ 어린 딸은 글공부보다 검술에 흥미를 갖는 소녀가 되었고, 통통한 강아지 ‘살랑이’는 두 부녀의 기운을 기막히게 알아채고 명민하게 움직이는 성견으로 자랐다.
비록 시력을 잃은 아비였지만, 뛰어난 검술로 밥 벌어먹고 산 탓에 그를 노리는 이가 많아지자 의도치 않게 부녀는 헤어져 서로를 찾는 긴 여정을 치른다. 여기서 수동적으로 아버지의 구출을 마냥 앉아 기다리는 청이였다면 『바람소리』는 필시 재미의 절반은 깎여 나갔을 거다. 청이는 아버지의 뒤를 이은 차세대 액션스타 노릇을 톡톡히 한다! 그 곁에는 살랑이가 든든하게 곁을 지키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박 타는 리듬으로 무뢰배들과 일전을 벌이고, 살랑이는 결정적인 한 방을 먹인다. 피가 튀는 싸움에도 흥겨운 그루브를 보여주는 둘,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

 

 

 

 

호랑이 형님 왼쪽부터 산군과 무커 호랑이 형님22

『호랑이 형님』의 ‘산이’와 ‘무커’

『대호』의 호랑이도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처드 파커도 『호랑이 형님』의 영험한 범 산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박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하고 거기다 산의 왕이기까지 한 그는 뛰어난 액션을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한다. 또한 산군 외에도 진짜 살아서 나를 덮쳐올 것 같은 숨 막힘을 선사하는 작품 속 호랑이들을 면밀히 살펴보자. 일단 이런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재능에 놀라고 어느 덧 2D 인간도 아닌 2D 호랑이에게 빠져버린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아, 정말 위험한 호랑이들이로세.

 

 

 

곽가3 곽가2 곽가

『여자 제갈량』의 ‘곽가’

이것이 ‘걸크러쉬’라는 걸까? 『여자 제갈량』의 곽가는 진정한 ‘멋쁨’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캐릭터다. 조조 밑에서 책사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여성성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그녀가 증오하는 것은 여성으로 태어난 자신이 아니라 결국 ‘잘나게 태어난 남성’들만이 인정 받고 승리하는 부조리한 세계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과 꼭 닮은 ‘남성’, 조조를 지원한다. 누구보다 냉철하게 잔인한 책략을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론 존경하고 사랑하는 순욱에게 “나의 주군은 당신”이라고 말하며 아련한 표정을 짓는 갭이 넘나 설레는 것…! 작품 속에서 그녀 자신은 괴로워할지라도, 독자들은 다 안다. 『여자 제갈량』의 세계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드는 이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곽가라는 것을.

 

 

 

 

 

 

올해의 주먹을 부르는 캐릭터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만만치 않다. 주먹과 손톱을 드릉드릉하게 하는 분노유발자들. 혈압이 약한 이들은 뒷목을 잡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발암캐_죽어도좋아 

『죽어도 좋아』의 ‘백과장’

꼰대 개저씨 아재에 무능력까지, 종합선물세트다. 개중 다행이 부하직원을 “딸 같이 여겨서” 손대는 짓은 안한다. 왜냐고? 자기가 너무 잘생겼으니까. 저 ‘아랫것’들을 다 합친 것 보다 자기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하니까. 길을 걷다 불쑥 튀어나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경험, 누구나 있을 거다. 백 과장은 그런 것이다. 재난이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덮쳐오는 위협에 당하고 마는 그런 거. 어찌 살았으면 인격이 저리 생겨먹었을까 싶은 사람은 ‘병신 일정비율의 법칙’처럼 주변이 꼭 하나 씩은 존재하는 법이다. 예고편에서 한 번 그의 꽃 미모에 낚였지만 1화부터 쏟아지는 백 과장의 행각은 현실의 내가 저 정도 중증의 인간과 엮이지 않았음을 안도케 했다. 루다의 타임리프가 아니었다면 뻥뻥 죽어나가는 백 과장을 보며 “스프라이트 쌰워!”를 외쳤을 거다. 루다, 힘 내! 깡깡 짖는 백 과장을 갱생시킬 수 있다면 온 몸으로 물 새는 둑을 막아 마을을 구한 소년처럼 동상을 세워 줄게!! (* 참고 : 그 소년은 ‘한스 브링카’다. 실제인물이 아니라 19세기 미국의 동화작가가 만든 이야기 속 주인공이며, 이야기가 대륙을 건너가 실화로 둔갑하게 되면서 네덜란드에 한스의 동상이 세워졌다고.)

 

 

 

 

 

김씨 아저씨 1 김씨 아저씨 22 

『유쾌한 왕따』의 ‘김씨 아저씨’

정말 ‘귀신은 뭐하나 이 놈 안 잡아 가고’ 라는 말을 왜 하는지 알게 만드는 캐릭터다. 『유쾌한 왕따』에서 왕 노릇을 하느라 정신이 빠진 김씨 아저씨 말이다. 곧 멸망 해버릴 듯한 재난 상황에서 아파트 밖 사람들을 바퀴벌레라 명명하고 인간사냥을 서슴지 않는 이놈을 바라보고 있으면 능지처참, 부관참시 같은 끔찍한 형벌이 왜 생겼나 납득이 갈 정도다. 고작 만화 속 캐릭터한테 이렇게 화가 나는 건 아무래도 작품이 현실을 비추는 거울 같기 때문일 테다. 아파트 말고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인간 취급도 하지 말라며 성벽을 세우는 계급에 미친 투기꾼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네오나치들. 그들을 모두 합하면 디아블로 아니, 작품 속 김씨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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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개의 날』의 ‘군대’

『D.P 개의 날』에는 ‘올해’를 넘어 ‘역대급’이라 할 만한 놈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도저히 한 명만 선택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남성이란 이유로, 마주치지 않아도 될 온갖 인간 군상이 모여 섞이는 곳, 군대. 『D.P 개의 날』은 군대에서 숨쉬듯이 저질러지는 부조리로 가득 차 있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청년들의 공포가 가슴을 짓누른다. 폐쇄된 공간에서 ‘상명하복’이라는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잉태하고 마침내 탈주자를 낳는다. 우리는 탈영병을 적응하지 못한 패배자라고 손가락질 한다. 그러나 버티지 못하고 탈주한 이와, 폭력을 방관하거나 재생산하는 이 중 누구를 패배자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있을까? 크고 작은 가혹행위의 주체는 대부분 평범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결국 궁극의 가해자는, 군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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