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PD의 BDDB] #21 2015년 최고의 프랑스 만화는? | 에이코믹스

[미녀PD의 BDDB] #21 2015년 최고의 프랑스 만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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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PD의 BDDB] #21

2015년 최고의 프랑스 만화는?

 

 

2015 올해의 프랑스 만화 후보작들

(출판사 협찬 없이, 사비로 구매하여 본!) 2015년 국내 출간된 프랑스 만화책들(최대한 챙겨본다고 하였으나 정보 부족으로 누락된 작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외된 작품을 알려주시면 후에라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어느덧 2015년 마지막 칼럼이다. 역시 연말에는 한 해를 정리해야겠다는 묘한 의무감이 든다. 그런 의미로 올 한해 한국에 정식 발간된 프랑스 만화 총 10편 중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만화 5편을 뽑았다. 그 중 최고로 꼽은 작품 『사랑의 바다(원제 : Un Océan d’amour)』를 먼저 소개한 뒤, 나머지 네 작품에 대한 소개를 이어서 해 보겠다. 

 

『사랑의 바다』

『사랑의 바다』

『사랑의 바다』

 

이미 지난 칼럼을 통해 가볍게 소개된 적이 있었던 『사랑의 바다』는 2014년 10월 출판사 델쿠르(Delcourt)를 통해 출간된 작품으로 출간 직후 평단과 독자 양측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얻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성 만화로, 그야말로 대사가 없는 만화다. 글의 부재로 인해 일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무성 만화에서는 그림만으로 서사를 움직여 공감을 형성 해내야하기에 무척 까다롭고도 어려운 장르다. 『사랑의 바다』는 이를 꽤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말풍선 하나 없이 그림만으로 완성도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보는 이들에게 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프랑스 만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있어 우리에게 종종 장애가 되는 역사,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이 작품이 담아내고 있는 가치와 견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국내 독자들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5년 프낙(FNAC) 최고의 만화상(Prix de la BD) 수상 당시 (왼쪽)그레고리 파나치오네와 (오른쪽)윌프리드 루파노)

2015년 프낙(FNAC) 최고의 만화상(Prix de la BD) 수상 당시 (왼쪽)그레고리 파나치오네와 (오른쪽)윌프리드 루파노)

 

『사랑의 바다』는 글 작가 윌프리드 루파노(Wilfrid Lupano)와 그림 작가 그레고리 파나치오네(Grégory Panaccione)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시작은 루파노로부터 출발하였다. 1971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2012년 글 작가로 참여한 작품 『하트리풀의 원숭이(Le Singe de Hartlepool)』로 주목 받으며 2013년 작 『경외(Ma Révérence)』로 2014년 앙굴렘 페스티벌 ‘프랑스 철도청(SNCF)이 수여하는 추리장르상(Fauve Polar SNCF)’을 수상했다. 다음해인 2015년에는 2014년 작 『늙은 얼간이들(Les vieux fourneaux)』로 ‘독자상(Prix du public)’을 수상하며 2회 연속 앙굴렘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현재 프랑스 만화계에서 단연 주목할 만한 시나리오 작가라 할 수 있겠다. (#11 참고)

 

하트리풀의 원숭이

(왼쪽부터)『하트리풀의 원숭이』 『경외』 『늙은 얼간이들』

 

하지만 무성 만화인 『사랑의 바다』는 루파노가 아무리 뛰어난 시나리오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림 작가 파나치오네가 없었다면 이만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1968년 생 프랑스 작가인 파나치오네는 만화가이자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작가로 이미 2010년 무성만화 『내 친구 토비(Toby mon ami)』와 2014년 무성만화 『시합(Match)』을 통해(#17 참고) 검증된 그의 탁월한 표현력과 연출력이 이 만화에 생명을 제대로 불어넣었으니 말이다.

 

(왼쪽부터)『시합(Match)』 『내 친구 토비(Toby mon ami)』

(왼쪽부터)『시합(Match)』 『내 친구 토비(Toby mon ami)』

 

『사랑의 바다』는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타뉴(Bretagne) 지방의 두아르느네(Douarnenez)라는 작고도 평온한 어촌 마을에서 평범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한 노부부의 이야기다. 바다에서 고기잡는 남편, 전업주부를 업으로 삼은 아내의 일상에 커다란 사건 하나가 던져진다. 여느 날처럼 자신의 작은 배 ‘마리아(Maria) 호’를(누군가는 부인의 이름이 ‘마리아’일 것이라 하지만 개인적 견해로는 마리아상 앞에서 남편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는 아내의 모습으로 미루어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작품에서 부부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타고 나간 남편이 그만 대형 어선과의 접촉 사고로 바다에서 실종되고 만다. 아내는 남편을 찾아 무작정 쿠바(Cuba)로 길을 나서고, 바다를 표류하는 남편의 귀환 과정이 펼쳐진다.

 

 『사랑의 바다』.  노부부의 이른 아침. 아마도 이들은 매일 이렇게 똑같이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사랑의 바다』. 노부부의 이른 아침.
아마도 이들은 매일 이렇게 똑같이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다

 

남편의 모험(?) 만큼 부인의 흥미진진한 모험에 눈길이 간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전통 의상을 입고(혹시나 오해하지는 마시길. 메이드 복 아닙니다) 평범하다 생각했던 그녀가 가진 재주들로 평생 몰랐던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짧지만 화려했던, 어쩌면 다른 삶을 살수도 있는 기회를 뒤로하고(차마 ‘놓는다’는 표현조차 민망할 만큼!) 담담하게 그녀의, 그들의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단권의 무성 만화이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는 짧은 편이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이 작품을 볼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참겠다). 『사랑의 바다』는 노부부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 옛 것에 대한 향수, 현대 사회와 문명이 초래한 폐단, 인간의 욕심 등 메시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라스트맨(Last Man)』

『라스트맨(Last Man)』 / 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ès) 지음

『라스트맨(Last Man)』 / 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ès) 지음

 

바스티앙 비베스(Bastien Vivès). 그의 이름만으로도 한번은 볼 만한 작품으로 2015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시리즈상(Prix de la série)’에 빛나는 작품이다. 망가 형식에서 풀어본 유럽 만화라는, 그들이 보여준 특별한 시도는 일본 만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오히려 조금은 어색하고 그리 구미 당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1권을 지나 2권이 넘어가면서 이 작품이 가진 색다르고 신선한 매력은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유럽 만화가 무겁고 어두워서 싫다면 이 작품부터 시작해보시길! (기존에도 몇 번 소개한 터라 자세히 다루지 않습니다. #14#15 참고)

 

『스위트 프랑세즈: 유월의 폭풍』 

『스위트 프랑세즈: 유월의 폭풍(Suite française: Tempête en juin)』

『스위트 프랑세즈: 유월의 폭풍(Suite française: Tempête en juin)』 

 

이렌 네미로프스키(Irène Némirovsky)의 원작 소설 시리즈 『스윗 프랑세즈』(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스위트’보다는 ‘스윗’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 첫 번째 편 『유월의 폭풍』을 만화화 한 작품으로 근래 국내 개봉한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 시리즈 중 두 번째 편 『돌체(Dolce)』를 영화화한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에 대한 이해 없이 만화책만을 접했을 때는 초반 작가에 대한 소개가 꽤 길어서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물론 작품은 작가가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것에 기초하였겠지만!). 『유월의 폭풍』은 옴니버스 작품으로 이야기는 제2차 세계 대전 독일군에 의해 곧 파리가 점령당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피난길에 오른 프랑스 각계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함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간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작품들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꽤 색다른데,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말이 딱 생각난다. 다 읽고 나면 필시 이것이 현실이자 불편한 진실일 것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이 몰려온다. 유럽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쟁 그리고 이를 겪은 사람’이라는 테마가 지겹고 식상한 당신에게 새로운 발견이 될 작품이다.

 

『에델바이스의 파일럿(Le pilote à l’edelweiss)』

『에델바이스의 파일럿(Le pilote à l'edelweiss)』

『에델바이스의 파일럿(Le pilote à l’edelweiss)』

 

커다랗고 시원시원한 판형과 컬러풀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 ‘그래! 그래픽 노블은 이런 맛에 보는 거였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품이다. 특히 올해 국내 발간 된 프랑스 작품 대부분이 모노톤 작품이 많았던 점에서 눈이 호강하는 작품.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전쟁터와 파리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 듯 생생하다. ‘밀리터리 그래픽 노블’이라는 소개답게 기록과 역사에 기초하여 묘사한 항공전과 지상전, 복엽기, 폭격기 같은 전쟁 무기들은 ‘덕’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한 작품이다. 프랑스 유명 시나리오 작가 얀(Yann, 본명 Yann le Pennetier, 시리즈에 따라 필명 얀 또는 필명 발락(Balac)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고로 얀의 또 다른 필명 발락은 『라스트맨』의 작가 중 한 명인 발락(Balak)과는 다르다. 한국어로 옮기면 발음이 꽤 유사하나 마지막 알파벳이 C와 K로 이 둘은 다른 작가이다)과 로맹 위고(Romain Hugault) 두 콤비가 그린 작품들 중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3권으로 출간된 작품 『수리부엉이(Le grand duc)』는(국내에서는 2012년 이를 묶어 총 1권짜리로 출간되었다) 특히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다. 『에델바이스 파일럿』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총 3편에 걸쳐 나온 작품을 단권으로 묶어 올해 출간 되었고 프랑스에서 2014~2015년 그들의 세 번째 작품 『천사의 날개(Angel Wings)』 1, 2편이 출간되었으니 당분간 이 밀리터리 시리즈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사팔뜨기 개(Le Chien qui louche)』

『사팔뜨기 개(Le Chien qui louche)』

『사팔뜨기 개(Le Chien qui louche)』

 

만화 『사팔뜨기 개』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을 가봤던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아직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읽은 뒤 분명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루브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줄 작품이다. 『사팔뜨기 개』는 루브르가 운영하는 루브르 만화 컬렉션(Louvre éditions, 루브르 에디션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매번 다른, 다양한 작가들과의 협업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까지 총 12개의 작품이 나왔다) 중 하나로 프랑스에서 2013년에 출간된 작품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가히 최고의 박물관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경비원 파비앙(Fabien)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장르를 지향하는 만화가 에티엔 다보도(Étienne Davodeau) 특유의 현실감으로 인해 그 재미를 더한다. 기발함과 유머러스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나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웠던 작품. 하지만 ‘모두가 모나리자와 사모트라케의 니케에만 끊임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을 때 나는…’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는 제대로 건져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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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개

  1. 핑백: [미녀PD의 BDDB] #22 제 43회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수상작 이모저모 | 에이코믹스

  2. bonjour et bonne année.Pourais-je savoir sur quelle base de consommation avez vous fait les comparaisons des différents fournisseurs d&?Vi17;énerg2e#S8P MER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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