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11 진짜 어른들의 놀이터, ‘어른’ | 에이코믹스

ISSUE.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11 진짜 어른들의 놀이터,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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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11 진짜 어른들의 놀이터, ‘어른’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 하나 믿고 버틴다”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땐 또 성인 만화 플랫폼인가 했다. 이미 성인 웹툰 시장은 포화 상태다. 거의 모든 웹툰, 웹소설 플랫폼이 유료 성인 만화를 서비스 하고 있다. 그런데 아니란다. 뭔가 다르단다. ‘어른’은 화장실이 아니라 살롱을 지향하는 플랫폼이다. 성인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고, 더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작품들을 정중히 내놓는다. 그것이 어른의 태도다.

 

 

어른_특

 

 

인터뷰이 : 강우식 대표이사, 김덕겸 콘텐츠 기획개발 과장

 

 

 

‘어른’이란 이름이 재미있다.

사이트 기획 단계에서 단순한 성인 콘텐츠를 넘어 어른들이 보고 뭔가를 느낄 수 있을만한 웹툰 플랫폼을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을 위한 플랫폼이니까 간단명료하게 ‘어른’이라고 했다. 어감도 좋고, ‘어르신’이란 뜻도 포함돼 있으니까. 어른들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아쉬운 점은 고유명사다보니 온라인 검색창에서 노출이 안 된다. 어른 플랫폼 안에는 ‘어른이대공원’이라는 코너도 있다. 현재는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어른이대공원도 상호로 가져가려고 했다. 그런데 똑같은 상호명의 술집이 생겨버렸다.(웃음) 대표님이 몇 년 전부터 생각했던 이름인데 시간이 흐르니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생기더라.

 

두 사람 모두 만화콘텐츠 쪽에서 오래 일했다고 들었다.

대표님은 만화계에서 20년간 일을 하신 분이고, 나는 5년 정도 만화 관련 기획을 했다. 축제나 전시 PD 같은 일도 했다. 대표님하고는 서로 다른 일을 하다가 만나게 됐다.

 

대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만화만 했다. 일본만화부터 국내만화까지 안 해 본 만화가 없다. 중앙북스로 넘어와서는 만화사업본부장을 했다. 『마음의 소리』, 『놓지마 정신줄』, 『와라 편의점』, 『일상날개짓』 등등 웹툰을 전문으로 출판했다. 그때는 웹툰이 출판 시장에 별로 없었다. 2007년쯤 『마음의 소리』를 내려고 분당에 있는 네이버 사옥에 갔을 때 김준구 대표를 만났다. 그땐 대리였다. 그 분에게 책 내도 되냐, 인세 얼마냐 물었더니 그런 거 전혀 없으니 내라고 하더라. 그걸로 시작해서 『핑크레이디』 같은 책들을 죽 내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실력 있는 편집장들이 많이 나왔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했는데 이거였다. ‘어른’. 상대적으로 관심을 못 받는 콘텐츠를 모아 잘 디스플레이 해서 서비스 해보자. 보면 은근히 다큐멘터리 같은 거 좋아하는 사람들 많거든? 어른들 중에. 일반적인 다큐, 르포, 시사 만화는 서점에서 직접 찾아가서 사지 않는 이상 접하기 힘들다. 30, 40대 중 분명히 그런 분야를 원하는 독자가 존재한다. 만화에 대한 갈망이 있거든. 우리가 레진, 탑툰처럼 되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출판을 겸하면서 꾸준히 가려고 한다. 다행히 기성 출판사들에서도 같이 일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두 가지다. 출판사에서 신작을 내면 우리 쪽에서 온라인 연재를 하는 거다. 두 번째는 구간, 즉 발행된 지 몇 년 됐고 시장에서 잊혀진 작품들을 모아 웹툰으로 다시 서비스하는 거다. 아마 각 출판사에 그런 작품들 많을 거다. 우리는 서비스 규모를 늘리고, 출판사들은 창고에 쌓여 있던 작품들을 다시 시장에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서로 윈윈이다.

 

만화계에서 오래 일한 입장으로서 요즘 웹툰 업계를 보고 느끼는 것이 있나. 사라지는 업체들도 많고, 성인 웹툰 시장도 포화 상태다.

준비가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투자를 목적으로 무작정 덩치를 크게 가져가는 업체들이 많더라. 본인들의 콘텐츠를 쌓아서 시작해야 하는데, 투자만 바라고 일단 시작한다. 그게 맞는 방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들 자체의 준비가 미흡하면 안 된다. 무작정 시작했다가 사라지는 사이트 대부분이 그렇다. 우리는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 하나 믿고 버티고 있다.(웃음) 사실 대중적이지도 않고, 네이버나 다음 작품들처럼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볼만한 장르도 아니다. 그래도 사이트 이름에 맞게 어른들이 재밌게 볼 수 있을 작품들을 잘 골랐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위 색(色)만화라는 것들이 온라인 만화의 공신이긴 한데, 모든 것은 흐름이 있다. 웹툰도 이렇게는 오래 못 간다. 언젠가는 다른 형태의 무언가가 또 나올 것이다. 과거에 비해 만화 장르나 콘텐츠가 다양해진 건 사실이다. 작가들도 용이하게 데뷔할 수 있게 됐다. 그게 이제 10년 정도 됐다. 하지만 이 바람이 20년 이상 갈 수 있을까? 물론 바로 꺼지지 않겠지만 다양성이 없으면 안 된다. 현재 성인 웹툰 시장은 좀 석고화 되어 있다. 소위 색만화, 폭력만화는 70~80년대에도 존재해왔다. 주인공 연령층이 낮아졌고 그림이 굉장히 예뻐진 것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엔 혹할 수 있다. 과거보다는 확실히 차별화 됐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가 돼 버렸으니까. 하지만 10~20대 독자가 주 연령층인 네이버, 다음 이런 포털들이 얼마나 다양한 웹툰을 포용할 수 있겠나. 우리 색깔을 좀 더 갖고 가고 싶었다.

 

 

 

▲ 웹툰 플랫폼 '어른'의 메인화면.

▲ 웹툰 플랫폼 ‘어른’의 메인화면.

 

 

작품 목록을 봤더니 특이한 작품이 많더라. 작품은 어디서 어떻게 찾나.

유럽이나 북미 출판사들을 많이 본다. 1차원적으로 아마존을 뒤지기도 한다. 에이전시들에게 계속 그래픽 노블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다. 해외 계약은 에이전시 통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렉』은 IDW 출판사에 직접 컨택해 계약했다.

 

처음 사이트를 봤을 때 한국 작품은 아예 서비스하지 않는 줄 알았다.

처음엔 국내 작품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웹툰 플랫폼으로서는 후발주자고, 장르 자체도 특수성이 있다 보니 작품 수급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저기 출판사들을 찾아다녀 봤지만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 취지는 좋은데 돈도 안 될 걸 왜 하려고 하냐더라.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작품 찾으려고 만화과 교수들, 전문가들 등등 리스트업을 쫙 했다. 연락을 다 했다. 그런데 국내 작가가 없다. 원인은 두 가지다. 먹고 살기 위해서 대중적인 장르를 하고 있거나, 우리를 못 믿거나. 솔직히 우리 회사 같은 곳은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거지. 작가 입장에선 회사가 망하면 작품이 붕 떠버리잖나. 다행히 김수박 작가님은 잘 이해를 해주셨다.

사실 지금은 콘텐츠를 쌓아 나가는 단계다. 우리는 처음에 사업계획서 만들어서 돌리고 언제 얼마만큼 투자 받고, 그런 것 없었다. 대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만큼, 꾸준히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지금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오픈했다는 소식을 알릴뿐이지. 지금은 기본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틀만 해놓고 하나씩 채워 넣고 있다. 지금으로선 무슨 아이템을 두 세 개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하나씩 해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다보면 우리와 뜻을 함께 해줄 업체, 작가들, 점점 늘어날 거라고 믿는다.

 

해외 작품을 수입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국내 작품보다 서비스하기까지의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웹시장에서는 콘텐츠가 빨리빨리 수급되고 소모되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느리다. 책 한 권 번역하는 데 빨라야 2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리니까. 최대한 빨리하기 위해서 책을 끊어서 번역하기도 한다. 번역 다 되면 교정보고 바로 올리고 또 번역하고. 그리고 해외 만화 판형의 문제도 있다. 대사가 많으니까 웹에 맞추기가 힘들다. 요즘은 모바일 독자가 더 많기 때문에 작품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해체하고 다시 편집한다는 느낌으로 수정한다.

 

어떤 작품이 가장 인기 있나.

김홍모 작가의 『좁은 방』이다. 출판용 원고를 웹툰용으로 재편집해 받았다. 보기 편하기도 하고 국내 작품이라 가장 인기 있다. 해외 작품 중 반응이 좋은 건 『여성 대통령』이다. 프랑스 작품인데 우리나라 정서와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여성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나온다.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국민들이 시위하고, 주인공들은 인터넷, SNS 통해서 반대 표명하고, 언론은 당 쪽에 잠입취재하고 그런 내용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쌓인 지금 한국 시점에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 급하게 가져왔다. 총선 전까지 출판하려고 한다.

 

▲ 『좁은 방』, 김홍모

▲ 『좁은 방』, 김홍모

▲ 『여성대통령』,

▲ 『여성대통령』, 프랑수아 뒤르페르&파리드 부제랄

 

 

추천작은 무엇인가.

『케네디암살조사위원회보고서』. 케네디 암살 사건을 조사한 실제 보고서를 그래픽노블화 한 작품이다. 마이클 조던을 보고 자란 세대라면 그의 생애를 다룬 『마이클 조던 최고의 시절』도 괜찮다. 2월 중 연재를 시작할 김수박 작가의 신작도 괜찮다. 학창시절의 이지메를 소재로 언어가 현상을 어떻게 만들고 규정하게 되는지 다룰 예정이다.

 

▲ 『케네디 암살사건 조사위원회 보고서』, Dan Mishkin

▲ 『케네디 암살사건 조사위원회 보고서』, 댄 미슈킨&어니 콜론&저지 드로즈드

▲ 『마이클 조던 최고의 시절』,

▲ 『마이클 조던 최고의 시절』,

 

 

독자 타겟층은 예상했던 바와 맞아떨어지나. 피드백은 받고 있는지.

처음에 30대가 중심이 될 거라고 봤다. 지금은 30대와 20대가 비등비등하다. 40대는 적다. 우리가 아직 안 알려져서 그렇다. TV 보니까 요새는 자기 나이에서 30세를 빼야지 과거 평균 연령대와 맞는다더라. 옛날에는 30대를 보면 어휴 아저씨 아줌마,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은 30대가 여전히 10대, 20대의 감성을 갖고 산다. 40대도 여러 가지 스마트 기기들을 잘 다루고, 20대 못지않게 여러 콘텐츠를 즐기거든. 그런 사람들한테 휴식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어른 안에 있는 ‘어른이대공원’도 그런 취지에서 만든 거다.

 

작품 내용은 좋은데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주로 들어온다. 우리도 계속 준비 중이다. 작업에 걸리는 시간들이 있어서 그렇지. 우리 사이트가 오래 갔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많다. 전문가들은 독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가 하나쯤은 더 있어야 되지 않냐고들 한다.

 

그게 어른이대공원의 ‘일일장’인가.

맞다. 독자들이 창작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자유롭게 올라오고, 다른 독자들이 그걸 공유하면서 서로 공감하는 코너로 기획했다.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고 만화서비스를 하기 전부터 시행했는데 어느새 소수를 위한 공간이 되어버리더라. 우리 운영도 미흡했다. 그래서 지금은 서버를 닫고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려 한다. 성인들이 성에 대해서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계속 실험을 해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일일장은 시즌1의 개념으로 폐지된다.

 

‘성감대’, 즉 ‘성스러운 감성 지대’라고 해서 여러 가지 성적인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코너다. 전문가들의 칼럼도 받으려 한다. 단순히 허리하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거다.

 

매거진화 되는 건가.

블로그라고 봐야지. 전문적인. 이거 하려고 비뇨기과 의사 같은 사람들도 다 만났다. 예전에 딴지일보에서 전국의 성물을 취재했던 기자가 있다. 자연적으로 남근 모양이 된 바위 같은 것들 있지 않나. 그런 콘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겠고.

 

신생업체로서 단기적인 목표와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는 게 단기적인 목표다. 성인 독자들이 코인 결제할 때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콘텐츠들. 요즘 유료 웹툰들은 보고나서 ‘나 뭐 봤지?’ 하는 경우가 많거든. 보고나면 기억에 안 남고. 어떤 내용인지 뻔히 아니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많은 플랫폼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장기적인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 최소 1년은 버텨보려 한다. 돈을 버는 건 둘째다.

 

어른 플랫폼을 찾고 있고 찾아올 독자들에게 한 마디.

처음 둘러보는 분들은 실망을 많이 했을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쪽을 신경을 못 써서 웹툰 보기가 불편했으니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작품들을 웹툰에 맞게 보기 쉽고 친절하게 수정하고 있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학생들은 엄마아빠에게 홍보 많이 해줬으면.(웃음) 여기 어른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가 많다, 아빠가 볼만한 웹툰 사이트가 있다, 그렇게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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